"보잉사 저가입찰, 현격한 가격 차이로 탈락"
[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17조원 규모의 미국 차기 고등훈련기(APT) 교체 사업 최종 입찰에서 고배를 마셨다. 이에 따라 KAI는 향후 경공격기 수출에 다시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국 공군은 27일(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차기 고등훈련기 입찰에 스웨덴 사브-미국 보잉 컨소시엄의 BTX-1이 선정됐다고 밝혔다. 계약 규모는 92억달러(약 10조2000억원)다.
미 공군은 발표문에서 "경쟁을 통해 훈련기 구매에 최소 100억달러를 절약하게 됐다"고 밝혔다.
당초 미 공군이 원하는 것은 351대의 훈련기와 46대의 시뮬레이터였다. 시장에서는 이 사업의 적정 수주금액이 160억달러(약 17조원)선에 결정될 것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KAI는 지난해 미국 록히드마틴과 함께 토종 고등훈련기 'T-50'를 개조한 'T-50A'모델을 앞세워 APT 사업 입찰에 뛰어들었지만 최종 입찰에서 경쟁사 대비 높은 가격 제시로 수주에 실패했다.
T-50A [사진=KAI] |
김조원 KAI 사장도 작년 11월 기자간담회에서 "보잉이 엄청난 덤핑을 할 것으로 예측되는데 우리는 원가절감에 최선을 다할 뿐이고 저가 수주까지 갈지는 록히드마틴이 판단할 문제"라고 말한 바 있다.
KAI 측은 APT 수주에 성공할 경우 2025년 미 해군용 훈련기 650여대 33조원, 제 3국 시장 수출 50조원 등 사업 규모가 100조원대로 확장될 수 있다고 계획했지만 APT 사업 수주 실패로 계획은 전면 수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KAI는 "록히드마틴사는 KAI와 협력해, 전략적인 가격으로 입찰에 참여했으나, 보잉사의 저가 입찰에 따른 현격한 가격 차이로 탈락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KAI 관계자는 "T-50(T-50A의 원형 모델)은 지금까지 경공격기로 수출되고 운용되던 기체였다"며 "향후 원래 우리의 사업모델인 경공격기 수출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tac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