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2인자’ 이상훈 이사회 의장 등 전·현직 기소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인사지원팀서 수립·시행
노조원 재취업 방해·임금삭감·임신 여부 등 사찰
檢 “전사적 역량 동원된 조직범죄…주동자 대거 기소”
[서울=뉴스핌] 김규희 기자 = ‘삼성노조와해’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이상훈(63)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 등 32명을 무더기로 재판에 넘겼다.
검찰 /김학선 기자 yooksa@ |
서울중앙지검 공공형사수사부(김수현 부장검사)는 27일 삼성전자 노무담당 목모(54) 전 전무 등 4명을 구속기소하고, 이상훈 의장 등 28명을 불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2013년 자회사 삼성전자서비스에 노조가 설립되자 이 의장 등이 노조와해 전략인 일명 ‘그린화 작업’을 그룹 차원에서 수립하고 이를 조직적으로 시행한 것으로 판단했다.
검찰에 따르면 삼성은 △협력업체 폐업 및 조합원 재취업 방해 △‘삼성관리’를 빙자한 개별 면담 등으로 노조탈퇴 종용 △조합활동을 이유로 한 임금삭감 △한국경영자총협회와 공동으로 단체교섭 지연·불응 △채무 등 재산관계, 임신 여부 등 조합원 사찰 등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노조 탄압에 반발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은 조합원 염호석 씨의 장례가 노동조합장으로 치러지는 것을 막기 위해 염 씨 부친에게 6억8000만원을 건넸다.
삼성은 노조 와해를 위해 경찰과 노조 전문가 등 외부 세력을 동원하기도 했다.
경찰 간부 출신인 김모씨를 ‘노사 중재’ 명목 하에 비밀 협상에 참석하도록 하고 사측에 유리한 협상 결과를 유도하는 대가로 6100만원의 금품을 제공한 정황도 드러났다.
고용노동부 장관 정책보좌관 출신인 노사관계 전문가 송모씨와 계약을 맺고 여론전을 통한 노조 고립 등 노조와해 전략을 자문 받기도 했다.
검찰 관계자는 “전사적인 역량이 동원된 조직범죄의 성격을 갖고 있고 장시간에 걸쳐 다수의 근로자들에게 피해를 입혔다”며 불법행위에 직접 가담한 주동자를 대거 기소해 엄정한 대응을 했다“고 밝혔다.
q2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