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시장 최근 한 달 사이 급등, 월가 큰손들 돈줄 제공 나서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신흥국 금융시장 혼란의 진원지인 터키와 아르헨티나가 회생 조짐을 보이고 있다.
채권시장이 강한 반등을 보인 것. 월가의 ‘큰손’들이 아르헨티나에 자금줄을 대는 등 발을 빼기에 급급했던 투자자들이 입질에 나서는 움직임이다.
아르헨티나 페소화 [사진=로이터 뉴스핌] |
모간 스탠리가 신흥국 채권과 통화의 전망을 상향 조정한 데 이어 투자은행(IB) 업계의 낙관이 이어지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25일(현지시각) 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아르헨티나 채권시장이 11%에 달하는 수익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터키 채권 역시 8.4% 급등했다. 특히 터키 은행권이 발행한 채권이 20%에 가까운 고수익률을 연출했다.
신흥국 채권시장의 평균 수익률이 1%에 못 미친다는 점을 감안할 때 도미노 위기를 촉발시켰던 양국의 회복이 뚜렷하다는 평가다.
불과 1개월 전까지만 해도 최악의 손실을 기록했던 이들 채권시장의 강한 반전은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과 함께 투자자들의 리스크 선호 심리 회복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국제통화기금(IMF)과 대기성 차관의 조기 집행 및 지원 확대 방안을 놓고 협상을 벌이고 있고, 미국의 제재에 홍역을 치르는 터키 정부도 은행권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양국 정부의 비상 대책이 투자자들을 만족시키기에 충분하지 않다는 의견이 없지 않고, 눈덩이 경상 적자와 재정 적자가 구조적인 문제로 자리잡고 있지만 자산 가격 폭락이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의견이 번지면서 매수 세력이 형성되는 모습이다.
스탠디쉬 멜론 애셋 매니지먼트의 조세핀 셰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터키와 아르헨티나의 정부 및 중앙은행의 대처에 투자자들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며 “하지만 투자자들의 신뢰를 온전하게 회복하기 위해서는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전했다.
정부가 나서 급한 불을 진화하고 있지만 향후 경제 펀더멘털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월가는 자금시장에 접근하지 못하는 아르헨티나 기업들에게 돈줄을 제공하는 데 적극적인 행보를 취하고 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과 카발 인베스터스 등 ‘큰손’들이 MSU 에너지, 팜파 에너지, YPF 등 벼랑 끝에 몰린 기업들과 이른바 메자닌 론을 통한 자금 공급을 위해 논의를 벌이고 있다.
이들 기업의 프로젝트 및 합병에 참여, 중장기적인 측면에서 쏠쏠한 수익률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신흥국 전반에 대한 IB 업계의 의견도 개선되고 있다. 이날 모간 스탠리는 보고서를 내고 신흥국 채권 및 통화에 대한 ‘약세’ 의견을 폐지했다.
또 2013년 이른바 ‘테이퍼(자산 매입 축소) 발작’ 이후 신흥국 자산 매입의 최적기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MSCI 신흥국 통화 지수는 최근 2주 연속 상승, 2월 이후 보지 못했던 호조를 이뤘다.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