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24일) 하루 앞두고 서울역·용산역 북새통
[서울=뉴스핌] 김준희 기자 = “어떡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표를 못 구하면 서울여행을 계속해야죠.”
추석을 하루 앞둔 23일 서울 용산역. 친구들과 배낭여행을 온 파키스탄 대학생 칸(22·남)씨는 기차역에서 발을 동동 구르고 있었다. 명절을 맞아 귀성객들로 붐비는 용산역에서 전주행 표를 구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승차권 자동발매기 앞에서 수차례 다시보기를 눌러봤지만 전주행 기차표는 전석 ‘매진’이었다.
23일 오전 서울 용산역 티켓 자동판매기 앞은 표를 구하려는 귀성객들로 발길이 끊이질 않았다. zunii@newspim.com 2018.09.23 [사진=김준희 기자] |
표를 구하지 못해 초조한 건 칸씨 같은 외국인뿐만이 아니다. 이날 고향을 찾으려는 사람들은 저녁 시간대 표라도 구하려고 매표소 앞에 길게 줄을 섰다. ‘운 좋으면’ 5시간 후 떠나는 표를 살 수 있다.
11시 30분쯤 서대전행 표를 구한 40대 여성 김현영씨는 오후 5시 6분에 출발하는 기차표로 구매했다. 김씨는 “매표소에서 가장 빠른 표라고 하더라”며 “아들과 점심을 먹고 쇼핑이라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씨 뒤로 표를 구매한 한 3인 가족도 먹어야 할 음식을 고민하며 용산역 아이파크몰로 향했다. 시간적 여유가 생긴 귀성객이 인근 쇼핑센터로 향하는 사이 출발 시간이 임박한 표를 쥔 사람들은 근처 편의점으로 향했다.
추석을 하루 앞둔 23일 오전 용산역 매표소에 귀성길 표를 구하려는 사람들이 모여 있다. zunii@newspim.com 2018.09.23 [사진=김준희 기자] |
점심시간이 가까워질수록 기차역에 모이는 사람들도 늘어났다. 표를 구하지 못한 사람들은 벽면에 서거나 캐리어 위에 앉아 휴대폰을 끊임없이 들여다보고 있었다. 코레일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곧 출발하는 열차의 취소표를 ‘득템’하기 위해서다.
이 때문에 역 곳곳에선 손가락 전쟁이 치열하다. 40분 전부터 용산역에서 대기 중이라는 배상혁(27·남)는 “취소표가 간간이 풀리는데 순식간에 사라진다”며 “계속 새로고침을 누르면 한 장 쯤은 건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서울역도 이날 오전 내내 사람들로 붐비며 명절 분위기를 물씬 풍겼다. 책가방을 멘 대학생들과 선물 보따리를 안고 가는 1인 귀성객, 한 손에는 아이 손을 쥐고 다른 손에 캐리어를 끄는 가족 단위도 쉽게 눈에 띄었다.
유동인구 덕에 기차역엔 활기찬 분위기가 감돌았다. 한 70대 노신사는 철도경찰을 향해 “명절 잘 쇠시라"며 덕담을 보내기도 했다.
23일 오전 서울 용산역에서 귀성객들이 기차 시간을 확인하고 있다. zunii@newspim.com 2018.09.23 [사진=김준희 기자] |
사람들이 몰리며 주요 귀성객 집결지엔 응급의료소가 차려졌다. 서울역을 비롯해 용산역·동서울터미널 등엔 마스크를 착용한 소방관들이 귀성객들의 안전을 위해 대기하고 있었다.
용산역 한 쪽에선 사회적경제상품 추석판매전이 열리며 추석 선물을 준비하지 못한 사람들의 발길을 사로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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