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카드사 유일의 AI·빅데이타 마케팅 플랫폼 가동
"빅데이타 카드 본격화, 규제로 데이터경제 활성화 막혀"
[서울=뉴스핌] 박미리 기자 = 신한카드는 지난달 문재인 대통령 앞에서 AI·빅데이터 기반 마케팅 플랫폼 '마이샵(MySHOP)'을 시연했다. 정부가 개최한 행사에 금융회사 중 유일하게 참가해 화제를 모았다.
당시 시연을 맡은 김효정 신한카드 빅데이터사업본부장은 "문 대통령이 많은 관심을 보였다"며 "'마이샵이 카드사 데이터만 가지고 서비스를 하는 것이냐' 물은 뒤, '플랫폼을 지속 발전시켜 소상공인에 힘이 돼달라' 당부했다"고 회상했다.
'마이샵'은 신한카드가 고객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지난달 선보인 서비스다.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상권을 찾는 고객이 가장 선호하는 혜택을 파악하고, 이를 영세 가맹점이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다. 솔루션 비용은 무료다. 신한카드는 앞으로 5년 내 가맹점 270만곳 중 150만곳, 고객 2200만명 중 1000만명 이상이 서비스를 이용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를 통해 가맹점 매출이 지금보다 20~30% 늘어날 것으로 기대 중이다.
김효정 신한카드 빅데이터사업본부장[사진=신한카드] |
신한카드는 마이샵을 시작으로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초개인화' 서비스 역량을 강화해나갈 방침이다. 초개인화 서비스는 고객의 소비패턴을 정밀하게 분석해 마케팅에 활용하는 것을 말한다. 김효정 본부장은 "지금까지 카드사 서비스는 기업 중심으로 데이터를 분석해 제공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제는 고객 관점에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중요해졌다"며 "TPO(시간·장소·상황)을 고려해 고객이 가장 원하는 혜택을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예컨대 신한카드 고객 A씨는 쇼핑, B씨는 학원을 가기 위해 금요일 오후 2시 강남을 찾았다. 지금은 이들에게 동일한 서비스가 제공되지만, 앞으로는 이들의 방문 목적에 맞춰 상품과 서비스가 달리 제공된다. 방문 목적은 이들의 과거 소비거래 데이터를 분석해 파악한다. 이에 신한카드는 고객의 소비패턴을 분석하는 플랫폼을 고도화하고 있다.
신한카드는 일찌감치 빅데이터 분석 역량을 다져왔다. 2014년 카드업계 최초로 빅데이터센터(올해 빅데이터사업본부로 전환)를 설립했다. 빅데이터 전담 인력만 현재 80여명이다. 김 본부장은 "신한카드는 소비거래 데이터가 월 3억건 이상 발생하고, 5년간 축적된 빅데이터 분석 노하우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인정받아 지자체, 공공기관, 민간회사에 상권 분석, 시장 트렌드 등 130여건의 컨설팅을 제공해왔다는 설명이다. 재고객화 비율도 80%가 넘는다.
물론 이 기간 중복된 규제로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김 본부장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행정안전부 '개인정보보호법', 방송통신위원회 '정보통신망법', 금융위원회 '신용정보보호법' 등 세 개의 법에 의해 빅데이터 산업을 활성화하는데 제약이 있었다. 특히 우리나라는 법에서 정한 것만 해야한다는 포지티브 규제여서 데이터 활용에 어려움이 컸다고 그는 토로했다.
하지만 최근 정부가 데이터경제 활성화 정책을 펴면서 기대를 키우고 있다. 정부는 데이터경제 활성화를 위해 올해 5800억원이던 예산을 내년 1조원으로 늘리고, 관련 규제 정비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본부장은 "가명 처리된 개인정보 사용(공익이나 통계 등 목적일 경우), 민간회사와의 협업 등 규제혁신 점검회의에서 논의된 주제들만 빨리 시행되어도 지금보다 국내 빅데이터 산업이 활성화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내다봤다.
신한카드는 올초 '빅데이터 역량을 키워 신사업을 창출하는 것'을 중장기 전략으로 세웠다. 김 본부장은 "개인적으로는 페이스북, 아마존 등 글로벌 기업과 견줄 수 있을 정도로 신한카드가 빅데이터 분석 역량을 가질 수 있게 되길 소망한다"며 "또 해외 부동산 운영사, 컨설팅사 등이 우리의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게 되면 무궁무진한 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웃었다.
milpar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