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정조준한 익명의 뉴욕타임스(NYT) 기고에 워싱턴은 물론이고 미국 사회가 발칵 뒤집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백악관이 미국 대통령으로서 그의 자질과 능력, 인성에 대해 독설을 쏟아낸 칼럼 기고자를 색출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소셜 미디어의 누리꾼들 사이에서도 논란의 주인공이 뜨거운 감자다.
트럼프 대통령은 ‘고위 관료’라고 밝힌 기고자를 ‘반역자’라고 일갈하며 끓어 오르는 분노를 고스란히 드러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기고문이 자신의 글이 아니라고 밝힌 한편 주요 외신과 누리꾼들 사이에 최근 트럼프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운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과 함께 올 가을 ‘축출’될 예정인 돈 맥간 백악관 법률고문, 경질설이 제기된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등 십 수 명이 ‘용의자’ 리스트에 올랐다.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가 ‘내부의 저항 세력’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6일(현지시각) CNN은 멜라니아 여사가 트럼프 대통령과 껄끄러운 상황인 데다 트럼프 행정부가 ‘리얼리티 쇼’를 연출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그녀가 NYT에 기고문을 보낸 시나리오가 가장 유력한 ‘리얼리티 쇼’라며 이번 내부 폭로를 희화화 했다.
사태를 지켜보는 미국 언론과 워싱턴 안팎의 석학들은 놀라움과 씁쓸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WP)는 미국 대통령을 향한 이 같은 익명의 경고는 근대 역사상 전례 없는 경악할 일이라고 주장했다.
다른 외신은 트럼프 대통령의 평가에 대한 설득력을 차치하고 미국 사회에 커다란 분란을 일으킨 만큼 기고자가 자신의 정체를 밝히고 고위 관료직에서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백악관 전직 관료는 공포 영화를 보는 심정이라며 불편한 속내를 내비쳤고, 밥 코커(테네시, 공화) 상원의원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 같은 상황은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당시부터 예상했던 일이라고 말했다.
역사학자 더글러스 브링클리는 WP와 인터뷰에서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의 임기 마지막 해를 보는 듯 하다”며 “놀라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정치 사학의 권위자로 꼽히는 마이클 베클로스도 CNBC와 인터뷰에서 “역사상 이 같은 상황을 목격했던 기억이 없다”며 “닉슨 대통령이 1974년 퇴진 압박에 시달렸던 상황이 유사한 사례”라고 말했다.
익명의 기고자를 가려내는 일은 복잡하게 뒤섞인 유전자와 DNA를 분별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현직 대통령을 향해 고위 관료가 활 시위를 당긴 것이나 백악관 참모들이 의혹을 피하기 위해 전전긍긍하는 상황은 워싱턴의 수치스러운 밑바닥을 드러냈다는 사실이라는 데 외신은 한목소리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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