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고위관리라 밝힌 기고에 백악관 '발칵'
트럼프 "NYT, 익명의 관리 존재한다면 정부에 넘겨야"
[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그의 보좌진이 뉴욕타임스(NYT)에 5일(현지시간) 실린 행정부 고위 관리의 기고문에 크게 분노하며 익명의 작성자 색출 작업에 나섰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같은 날 보도했다.
이날 뉴욕타임스(NYT)에는 '나는 트럼프 행정부 내 저항세력의 일부'라는 제목의 칼럼이 올라왔다. 자신을 현직 고위 관리라고 밝힌 이 익명의 필자는 트럼프 대통령을 '도덕관념'이 없는 인물로 묘사했으며 트럼프 행정부 내 많은 고위 관리가 트럼프 대통령의 의제와 최악의 성향을 막기 위해 부지런히 일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칼럼은 밥 우드워드 WP 부편집인이 자신의 신간 '공포: 백악관의 트럼프'를 통해 백악관 내부의 혼란상을 폭로한 다음 날 나온 것이다.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 당시 '워터게이트'를 특종을 보도한 우드워드는 백악관이 '미친 동네'처럼 돌아가고 있다고 밝혔다.
익명의 관리는 칼럼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리더십 스타일이 '충동적'이라고 지적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나라의 건강에 해로운 방식으로 행동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런 트럼프 대통령에 의한 불안전성으로 초기에 트럼프 대통령을 제거하기 위한 '수정헌법 25조'를 언급하는 수군거림이 내각 안에 있었다며 하지만 대신, 헌법적 위기를 피하기로 하고 행정부 내에서 그를 억제하기로 결정했다고 주장했다.
복수의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 칼럼에 대해 '화산'처럼 분노했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중반에 게재된 이 칼럼은 웨스트윙에 충격을 줬으며 놀란 보좌진들은 회의를 취소하고 대응 전략을 논의하기 위해 비밀리에 모였다고 WP는 전했다. 필자의 신원이나 작성자가 어느 쪽에서 일하는지 식별하기 위해 언어 패턴을 분석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행정부 관계자는 문제는 "너무 많은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것"이라며 "한 사람에게만 국한할 수 없다. 모두가 노력하고 있지만 불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한 전 백악관 관리는 "집에서 전화가 오고 있다는 걸 모두가 알게 되는 공포 영화와 같다"고 말했다. WP는 "잠자던 조직(cells)이 깨어났다"는 문구가 보좌진과 외부 측근 사이에서 텍스트 메시지로 돌았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서 "소위 '고위 행정부 관리'로 불리는 사람이 존재하는가? 아니면 단지 망해가는 뉴욕타임스의 또 다른 가짜 소식통인가?"라고 반문하며 "그 베짱 없는 익명의 사람이 정말로 존재한다면, 타임스는 국가 안보를 위해 그 또는 그녀를 즉시 정부로 넘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WP는 이러한 익명의 경고는 근대 대통령 역사에서 전례가 없는 놀라운 사건이라고 설명했다. 역사학자 더글라스 브링클리는 "백악관 내 누군가가 미국 대통령이 비이성적이고 위험한 일을 하지 않도록 저항하는 그룹이 있다고 말하는 것은 상상도 안되는 순간"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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