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전날 연방정부의 셧다운(일시 업무 정지)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밝혔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예산 연장안을 놓고, 의회가 멕시코 국경 장벽 건설에 필요한 충분한 자금을 포함시키지 않는다면 연장안에 서명할 마음이 없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공화당 원내대표들과 회의를 가지고 향후 몇달 동안의 입법안들을 논의하던 중 오는 30일로 만료되는 예산안을 연장하는 것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눴다.
대통령은 미-멕시코 국경 보안 강화에 대한 자금을 약속받길 원한다며 국경 장벽을 짓는 데 드는 충분한 비용이 예산안에 반영되지 않는다면 서명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지난 4일 트럼프 대통령은 셧다운 가능성을 묻는 한 기자의 질문에 "만일 일어날 일이라면 일어날 것. 국경 안보에 대한 것이라면 나는 어떠한 일이라도 할 의사가 있다. 우리는 우리의 국경을 보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경 장벽 건설 아니면 셧다운도 불사 않겠다는 의지는 지난 3일 데일리 컬러 매체의 인터뷰 내용과 상반된다. 당시 그는 "셧다운이란 아이디어를 좋아하지 않는다"며 "나는 나를 포함해서 지금 당장 그 누구도 국가를 닫을 것으로 보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미치 매코넬 상원 내 공화당 대표는 트럼프와 만남 후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좋은 논의"가 오갔다며 대통령이 이번 회계연도가 끝나는 이달 말일 전에 예산 연장안에 서명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아직 장벽에 찬성하고 있다. 우리는 여전히 장벽에 대한 재정을 확보하고 싶어한다. 하지만 이에 대한 논의는 중간선거 후가 최상일 것으로 생각한다"며 당의 뜻을 전했다.
일각에서는 이틀 전 트럼프 대통령의 인터뷰가 중간선거를 의식한 게 아니냐란 진단을 내놨다. 공화당은 중간선거 후에 장벽 자금을 논의하고 싶어하는 눈치이지만 트럼프가 국경 장벽 내용이 없는 예산 연장안에 서명할 리 만무하다.
지난 3월 트럼프 대통령은 1조3000억달러 규모의 예산안에 장벽 건설을 위한 예산 250억달러 내용이 포함되지 않았다며 서명하지 않겠다고 위협해 셧다운 위기가 도래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250억 달러에 훨씬 못 미치는 16억 달러의 예산만을 배정받았고 결국 예산안에 서명해 셧다운을 모면했지만 다시는 이런 법안에 서명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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