측근들 만류에도 11월 중간선거 이후 세션스 경질할 듯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성추문이 발생한 여성에게 이른바 ‘입막음 돈’을 건네도록 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정치적 위기에 몰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프 세션스 미 법무장관을 해임할 것이라는 관측이 재점화 됐다.
제프 세션스 미국 법무장관 [사진= 로이터 뉴스핌] |
로버트 뮬러 특검의 ‘러시아 스캔들’ 수사 과정에 이어 이번 마이클 코언 전 변호사의 조사까지 자신에게 충성할 것으로 믿고 발탁했던 세션스 장관이 비협조적인 행보를 취하자 사석에서 해임하겠다는 속내를 드러냈다고 29일(현지시각) 워싱턴 포스트(WP)가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들이 이를 만류하고 있지만 공화당 내부에서는 그가 11월 중간선거 이후 세션스 장관을 교체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탄핵 여론에 시달리는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들어 최소 두 차례에 걸쳐 백악관 참모들에게 러시아의 대선 개입 관련 수사가 종료될 조짐을 보이지 않는 데 대해 강한 불만을 드러내고, 세션스 장관을 경질할 뜻을 밝혔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세션스 장관이 정치적 논쟁을 불러일으키며 자신의 대통령 직을 흔들고 있다는 주장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세션스 장관 사이에 대립각이 본격화된 것은 지난해 뮬러 특검의 수사가 시작되면서부터였다.
세션스 장관이 수사 지휘권 포기를 결정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그에게 수사를 종료시킬 묘책을 마련할 것을 주문했고, 상황이 원하는 대로 전개되지 않자 트럼프 대통령은 공개 석상에서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이어 마이클 코언에 대한 수사와 뮬러 특검의 러시아 스캔들 기소 1호였던 폴 매너포트 선대위원장의 1심 유죄 평결에 트럼프 대통령은 격노했다.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을 포함한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들은 세션스 장관 해임을 만류하고 있다.
뮬러 특검의 수사가 진행중인 상황에 그를 교체했다가는 수사를 저지하는 한편 사법부의 독립적인 권한을 흔드는 행위로 비쳐져 자칫 여론의 뭇매를 맞을 수 있다는 우려다.
백악관 역시 현 시점에 세션스 장관의 해임은 오히려 더 큰 화를 일으킬 것이라는 입장이다.
반면 법무장관 교체를 주장하는 이들도 없지 않다. 공화당의 ‘돈줄’로 꼽히는 더그 디슨은 세션스 장관이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을 대변하지 못한다며 해임에 적극 찬성했고, 일부 공화당 의원들도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다.
리처드 셸비(앨라배마, 공화) 상원의원은 WP와 인터뷰에서 “영원한 것은 없다”며 “트럼프 대통령과 세션스 장관은 유독성 관계”라고 주장했다.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