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능력·소통부족으로 개각설 단골 메뉴
개각대상 중 유일하게 기사회생…일단 유임
[세종=뉴스핌] 임은석 기자 = 문재인 정부에서 개각설이 나올 때마다 1순위 대상으로 지목된 사람이 있다. 바로 김은경 환경부 장관이다. 하지만 김 장관은 30일 단행된 2기 개각에서 살아남았다. 당연히 개각이 될 줄 알았던 장관이 유임하면서 환경부 내부에서도 의아하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환경운동연합 출신인 김 장관은 취임 초기부터 전문경 결여와 행정업무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진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김 장관의 환경 관련 업무는 노무현 대통령후보 당시 환경특보를 맡았던 게 전부다. 노무현 정부에서는 대통령비서실 민원제안 비서관, 대통령비서실 지속가능발전 비서관 등을 지냈다. 이후 10년간은 외부 활동이 전무했다.
김은경 환경부 장관이 지난 2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수출입은행에서 열린 지역밀착형 생활 SOC 부처 합동브리핑에서 참석하고 있다. [사진=이윤청 기자] |
게다가 국민의 삶과 직결되는 미세먼지에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못했고, 이미 예고돼 있었음에도 지난 4월 재활용 쓰레기 대란까지 사태를 키워 '무관심·무책임·무능력' 3무라는 불명예 수식까지 얻기도 했다.
특히 김 장관은 재활용 쓰레기 대란 사태 당시 이낙연 국무총리에게 "중앙정부의 많은 공무원은 현장을 충분히 알지 못하고 지자체와의 협력에 대한 중요성이나 방법도 충분히 알지 못한다"며 "미약한 정책은 수필 같은 것이지, 정책이 아니다"라고 강하게 질책을 당한 바 있다.
이같이 취임 초기부터 제기돼 온 문제들이 지속적으로 붉어지면서 직원들 사이에서는 개각설이 돌 때마다 차라리 막강한 영향력을 펼칠 수 있는 국회의원 출신 장관으로 교체됐으면 하는 분위기까지 형성된 것으로 전해졌다.
환경부 관계자는 "김은경 장관은 공무원 출신이 아닌 관계로 행정업무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져 직원들의 업무 처리에 공감하지 못했고, 그렇다고 국회의원 출신도 아니라 영향력을 강하게 행사할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며 "때문에 직원들 사이에서는 개각설이 돌때마다 차라리 바뀌고 국회의원 출신 장관이 왔으면 하는 분위기도 형성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환경부 내부에서 조차 개각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이 흘러나오면서 김 장관의 경질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졌다. 실제로 김 장관은 지난 28일 각 실장들을 불러 개각과 관련해 마음을 준비한 듯한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번 문재인 정부 2기 개각에서 환경부 장관 교체는 기정 사실화 되고 있는 듯 보인다"며 "나서지 않는 성격의 김 장관도 실장들을 불러 개각에 대해 언급하는 등 이번 개각을 받아들이고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왔다. 당연히 개각 대상에 포함돼 있을 것으로 예상됐던 김 장관이 명단에서 빠진 것이다.
이에 대해 환경부 내부를 비롯한 일각에서는 후보자로 거론됐던 윤순진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의 인사검증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다.
정부 관계자는 "환경부 내부 분위기나 그간의 상황 등을 봤을 때 김은경 장관이 개각 대상에 포함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라며 "막판까지 개각 대상으로 거론되다 명단에서 빠진 것을 봤을때 후보자로 거론된 사람의 인사검증 과정에 문제가 생겼다고 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fedor0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