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변인·경제조정실장·특허청장 거쳐 3년간 승승장구
에너지정책 경험 없어 '탈원전' 정책 추진능력 관건
행시 31·32회 후속인사 예고…인사적채 해소 '숨통'
[세종=뉴스핌] 최영수 기자 = 개각설이 꾸준히 제기됐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에 성윤모 특허청장이 임명되면서 산업부 안팎에서는 파장이 만만치 않다.
학계 출신 '어공(어쩌다 공무원)'에 이어 산업부 출신이 장관에 내정된 것은 반갑지만, 행시 31회와 32회 출신들의 후속인사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30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에 성윤모 특허청장(사진·56)을 지명했다. 백운규 장관이 초대 내각에 임명된 지 약 1년 1개월 만이다.
◆ 13개월 만에 전격 교체…일자리 창출 '방점'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내정자 [사진=특허청] |
성윤모 신임 산업부 장관은 1963년 대전 출생으로 대전 대성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행정대학원 정책학 석사와 미국 미주리콜롬비아대 경제학 박사를 마쳤다.
행정고시 32회로 공직에 입문해 주제네바유엔사무처 및 국제기구대표부를 거쳐 지식경제부(현 산업부) 시절 신설된 중견기업정책관(국장)을 맡았으며, 중기청 경영판로국장, 산업부 정책기획관, 대변인을 역임했다.
이어 2016년 3월 산업부 국장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국무조정실 경제조정실장(1급)으로 승진했고, 지난해 문재인 정부 초대내각에서 특허청장으로 발탁됐다.
백운규 장관이 '탈원전(에너지전환)'을 핵심과제로 부여받았다면 성윤모 내정자는 '일자리 창출'이 미션이다. 최근 고용지표가 유례없이 악화되면서 문재인 정권의 지지도가 급락한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때문에 청와대는 2기 산업부 장관에 에너지 전문가가 아닌 산업정책 전문가 성윤모 특허청장을 낙점한 것으로 분석된다.
청와대 김의겸 대변인은 인선배경에 대해 "산업부의 정책 과제들을 차질 없이 해결하고, 규제혁신, 신산업 창출, 주력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통한 양질의 일자리 창출 및 혁신성장을 선도해 나갈 것"으로 기대했다.
◆ 에너지정책 무경험은 약점…탈원전·원전수출 '시험대'
성윤모 내정자가 소통능력과 리더십을 갖춘 산업정책 전문가로 평가되지만 에너지정책 경험이 없는 것은 약점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성 내정자는 사무관과 과장, 국장시절 대부분 산업정책 관련 보직을 맡았었고 국무조정실 경제조정실장(1급)을 거쳐 특허청장(차관급)을 역임하면서 에너지정책과는 거리가 멀었다.
한국형원전 모델인 신고리 3,4호기 전경 [사진=한국수력원자력] |
산업부의 주요 업무는 △산업정책 △에너지정책 △통상정책 3가지 분야로 나뉜다. 통상정책은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이 사실상 전담하고 있지만 에너지정책은 장관이 직접 챙겨야 한다.
때문에 성윤모 내정자가 문재인 정부의 핵심정책 중의 하나인 탈원전(에너지전환) 정책을 얼마나 빠른 시간 내에 안착시키고 원전 수출도 가시적인 성과를 내느냐는 또 다른 과제로 보인다.
◆ 산업부 후속인사 '파장' 예고…인사 적채 기대감
행시 32회 출신인 성윤모 청장이 장관에 내정되면서 산업부 후속인사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백운규 장관(55세)보다 성윤모 내정자가 나이는 한 살 많지만 백 장관은 행시 출신이 아니기 때문에 큰 영향을 받지 않았다. 하지만 32회 출신 장관이 지명된 만큼 31회와 32회 출신들은 벌써부터 교체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현재 산업부 고위 관료 중에는 이인호 차관과 박원주 에너지자원실장이 31회 출신이고 강성천 차관보가 32회여서 교체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산업부 일각에서는 이번 장관 인사로 심각한 산업부의 인사적채가 다소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관가의 한 관계자는 "32회 장관이면 다른 부처에 비해 다소 빠른 측면이 있다"면서도 "인사 적채가 해소되는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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