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세원 기자 = 터키를 방문한 모하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이 미국을 비난하고 나섰다고 로이터통신이 2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의 회담을 위해 앙카라를 방문한 자리프 외무장관은 이날 "미국이 다른 국가에 압력을 가하고, 힘을 행사하는 데 경계와 한계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심지어 자신의 동맹국에도 마찬가지다"라고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외무장관은 "터키를 비롯해 유럽의 미국 동맹국들은 미국이 신뢰할 만한 파트너가 아니라는 결론해 도달했다"고 지적했다.
이는 지난 2016년 테러단체 지원혐의로 구속된 뒤 현재까지 터키에 구금된 미국인 목사 앤드루 브런슨의 석방 문제를 두고 악화한 미국과 터키의 외교 관계를 염두에 두고 한 발언이다.
미국과 터키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동맹국이지만, 터키 정부가 미국의 브런슨 목사 석방 요구를 거부한 데 이어 미국이 터키에 대한 알루미늄 및 철강 관세를 두 배로 인상하면서 첨예한 갈등을 빚고 있다.
이란도 현재 터키와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핵협정(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 탈퇴 선언과 대(對)이란 제재 복원으로 미국과 외교적 마찰을 빚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자리프 외무장관은 시리아 내전 문제 논의를 위해 터키를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문은 예고 없이 진행됐으며, 외무장관은 지난 29일 터키의 집권당인 정의개발당(AKP) 당사에서 에르도안 대통령과 회담을 가졌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오는 9월 7일 이란을 방문해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는다.
지난 29일 터키 정의개발당(AKP) 당사에서 모하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왼쪽)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오른쪽)이 회담을 가졌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saewkim9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