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뉴욕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운 가운데 월가 트레이더들이 이른바 FAANG(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넷플릭스, 구글 모기업 알파벳)의 주가 하락 가능성에 전력 베팅하고 있어 주목된다.
이들 종목이 뉴욕증시 랠리의 주도주라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공격적인 ‘숏’이 증시 전반의 기류 변화를 예고하는 것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아마존 패키지 [사진=로이터 뉴스핌] |
29일(현지시각) 시장조사 업체 S3 파트너스에 따르면 지난 28일 기준 FAANG의 주가 하락을 겨냥한 숏 베팅 규모가 370억달러에 달했다.
이는 1년 전에 비해 42% 급증한 것으로, 특히 시가총액 1조달러 돌파의 기대주인 아마존의 공매도 총액이 100억달러에 육박한 것으로 파악됐다.
나스닥 지수는 최근 8000 선을 뚫고 오르며 사상 최고치를 연일 갈아치웠고, S&P500 지수 역시 최고치 기록을 새롭게 세웠다.
기업 이익 호조와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잭슨홀 연설, 여기에 미국과 멕시코 협상팀의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개정안 합의가 호재로 작용한 결과다.
이날 블룸버그에 따르면 연초 이후 지수 상승분에서 FAANG이 차지하는 비중이 48%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최고치 영역에 이른 뉴욕증시의 향방에 투자자들의 시선이 집중된 가운데 IT 대장주를 겨냥한 하락 베팅은 부정적인 신호라는 해석이다.
이들 종목이 본격적인 조정을 받을 경우 증시 전반에 미치는 타격이 작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파죽지세로 오른 IT 종목의 주가에 대한 투자자들의 부담감은 다른 지표에서도 확인됐다. 전세계 공매도 상위 10개 종목 가운데 5개가 IT로 나타난 것. 특히 중국 알리바바 그룹의 공매도 규모가 약 190억달러로 1위에 랭크됐다.
S3 파트너스의 아이호 듀사니스키 리서치 헤드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기술주가 무서운 기세로 상승했다”며 “크게 오른 만큼 떨어질 때 낙폭 역시 클 것”이라고 말했다.
최장기 강세장의 영속성에 대한 회의론이 번지면서 포트폴리오 매니저들 사이에 주도주의 차익 실현 움직임이 번지고 있고, 이와 함께 공매도 물량도 늘어나는 상황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한편 이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주식시장이 일드커브의 평탄화를 외면한 채 상승 열기를 지속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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