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중국 IT 업체 텐센트의 2분기 순이익이 10년만에 처음으로 후퇴, 시장 예상치에 미달했다는 소식이 신흥국에 이어 뉴욕증시까지 ‘발작’을 일으켰다.
15일(현지시각) 뉴욕증시의 대장주인 이른바 FAANG(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넷플릭스, 구글 모기업 알파벳)과 반도체 칩 관련 종목을 주도로 주가가 가파르게 떨어지자 이들 극소수의 종목에 증시 전반의 무게가 실린 쏠림 현상의 후폭풍이라는 주장이 고개를 들었다.
구글 로고 [사진=로이터 뉴스핌] |
텐센트의 2분기 수익성 후퇴와 주가 급락은 중국 정부가 비디오와 스트리밍 게임에 대한 규제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증시의 주도주인 텐센트가 규제의 덫에 걸렸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충격은 고스란히 뉴욕증시로 확산됐다. 중국 정부의 규제로 인해 반도체 칩 수요가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가 번지면서 관련 종목이 직격탄을 맞은 것.
이날 장중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에 편입된 30개 종목이 일제히 하락한 가운데 특히 마이크론 테크놀로지가 5% 이상 급락했다. AMD와 인텔 역시 각각 1%와 2% 선에서 하락했다.
IT 공룡 기업도 동반 급락했다. 넷플릭스가 4% 가까이 후퇴했고, 페이스북과 아마존이 1% 내외로 떨어졌다. 알파벳이 2% 이상 밀렸고 애플도 약보합을 나타냈다. 이날 나스닥 지수는 장중 1.4% 급락했고, 다우존스 지수와 S&P500 지수 역시 1% 가까이 하락했다.
터키 사태에 대한 불안감이 투자 심리를 압박하는 가운데 텐센트 충격이 전날까지 상승 흐름을 탔던 뉴욕증시를 끌어내리는 도화선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TF 글로벌 마켓의 나임 애슬람 애널리스트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기술주가 증시 전반의 하락을 주도했다”고 말했다.
반도체 섹터가 최근 고점에서 20% 이상 급락, 베어마켓에 진입할 것이라는 경고도 나왔다. 베어 트랩스 리포트의 래리 맥도날드 대표는 CNBC와 인터뷰에서 “반도체 섹터의 리스크/보상 및 매크로 여건이 매우 불리하다”며 “관련 상장지수펀드(ETF)가 고점 대비 20% 이상 떨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와 함께 소위 FAANG이 주도하는 뉴욕증시의 등락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의견이 또 한 차례 쏟아졌다. 이날 중국에서 발생한 악재가 시장 전반의 급락을 초래한 데서 보듯 쏠림 현상에 따른 충격에 무방비 상태라는 지적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수의 IT 종목에 휘둘리는 증시 상황이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경제 펀더멘털 측면에서도 FAANG의 독주가 부정적이라는 지적이다. 시장조사 업체 e마케터에 따르면 지난해 디지털 광고 시장에서 구글과 페이스북의 비중이 58%를 웃돌았고, 아마존은 올해 미국 전자상거래 시장의 50%를 차지할 전망이다.
메시추세츠 공과대학(MIT)의 데이비드 오토 연구원은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강한 수익성과 혁신을 앞세운 소수의 ‘슈퍼 스타’ 기업의 지배력이 커질 경우 고용시장과 주요 산업 전반의 경쟁력이 저하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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