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미국 달러화와 금리가 상승하면서 이른바 ‘상품 달러’에 외환시장 트레이더들의 시선이 집중됐다.
자원 부국인 캐나다와 호주, 뉴질랜드 달러화의 투자 매력이 상대적으로 꺾였고, 이는 일반적으로 신흥국 자산에 대한 악재에 해당한다는 주장이다.
호주 달러 [사진=로이터 뉴스핌] |
27일(현지시각) 업계에 따르면 미국 2년물 국채 수익률이 2.622%에 거래, 2.117%를 기록한 캐나다 2년물 수익률과 호주(1.994%), 뉴질랜드(1.675%)를 모두 제쳤다.
지난 2015년까지만 해도 미국 2년물 국채 수익률은 이들 3개 국가를 밑돌았지만 2016년 캐나다를 앞지른 데 이어 지난해 하반기 이 후 가파른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상품 달러’ 국가를 모두 추월했다.
이는 캐나다와 호주, 뉴질랜드의 투자 매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여기에 트럼프 행정부와 무역 마찰을 벌이는 중국의 성장 둔화 및 원자재 수요 위축도 이들 국가의 통화 가치에 불리한 여건을 형성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글로벌 외환시장의 투자자들이 이들 3개국 통화를 주시하는 것은 통상 신흥국 자산시장과 높은 상관관계를 나타내기 때문이다.
이들 달러화가 터키 리라화나 아르헨티나의 페소화와 같은 폭락에 시달릴 가능성은 지극히 제한적이다. 하지만 연초 이후 낙폭은 투자자들을 긴장시키기에 충분하다는 의견이다.
호주 달러화가 올들어 6.2% 급락했고, 뉴질랜드 달러화와 캐나다 달러화 역시 각각 5.7%와 3.5%에 이르는 낙폭을 기록했다.
원자재 가격의 약세 흐름과 국내 경제 펀더멘털의 둔화, 여기에 금리인상에 소극적인 중앙은행의 정책 기조까지 악재로 작용했다.
캐나다 달러화의 경우 북미자유무역협상(NAFTA) 재협상을 둘러싼 마찰음과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시행에 하락 압박을 받았다.
해외 자본 의존도가 높은 3개 국가의 경제적 특성상 이들의 통화 가치 및 자산 가격 등락은 신흥국 전반에 대한 바로미터로 통한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TD증권의 마크 맥코믹 북미 외환 헤드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캐나다와 뉴질랜드, 호주의 해외 자금 유입이 일제히 위축됐다”며 “이는 신흥국 시장 상황을 드러내는 축소판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RBNZ는 투자 보고서를 내고 “무역전쟁 리스크가 고조되면서 이들 국가의 경기 둔화가 예상보다 장기화될 수 있고, 이 경우 투자 수요가 한층 더 꺾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터키와 아르헨티나를 필두로 한 신흥국 혼란이 악화될 경우 3개 국가의 외환시장 개입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메릴린치의 숄 에슬릭 전 이코노미스트는 WSJ과 인터뷰에서 “특히 호주 중앙은행이 이머징마켓 위기 시 상당폭의 통화 평가절하로 대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