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재승 대웅제약 회장, 직원들에게 상습 폭언·욕설
구체적 경영 퇴진 계획은 밝히지 않아
[서울=뉴스핌] 김근희 기자 = 폭언 논란을 빚고 있는 윤재승 대웅제약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지만,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대웅그룹 대표이사, 대웅제약 이사, 대웅제약 이사회 의장 등을 맡고 있는 윤 회장이 어느 선까지 퇴진하겠다는 것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진 않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윤 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후에도 입김이 계속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27일 윤 회장은 직원들에게 상습적인 폭언과 욕설을 일삼았다는 내용을 담은 YTN 보도에 대한 입장문을 내고, 경영일선에서 퇴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YTN은 윤 회장이 직원들에게 욕설하는 녹음 파일을 공개했다. 윤 회장은 공식 회의 석상 등에서도 직원들에게 폭언을 내뱉었다.
YTN 보도가 나온 이후 약 5시간 만에 윤 회장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겠다는 입장문을 냈다.
입장문에서 윤 회장은 "저는 오늘 이후 즉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자숙의 시간을 가지겠다"며 "저를 믿고 따라준 대웅제약 임직원분들께도 진심으로 사과를 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대웅제약은 전승호·윤재춘 공동대표 중심의 전문경영인 체제하에 임직원들이 서로 존중하고 함께 성장하는 문화를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다소 발 빠른 대처에도 불구하고 논란은 사그라들고 있지 않고 있다. 윤 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식으로 퇴진할지 발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웅제약 창업주인 윤영환 명예회장의 셋째 아들인 윤 회장은 6년간 검사 생활을 하다가 1995년부터 감사로 대웅제약에 입사했다. 윤 회장은 현재 그룹 지주사인 대웅의 대표이사, 대웅제약 이사, 대웅제약 이사회 의장, 대웅바이오 이사, 인성정보 이사 등을 맡고 있다.
입장문에서는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겠다'라고 했기 때문에 그룹 내 모든 직위에서 퇴진하는 것인지 대웅제약 이사 자리에서만 물러나는 것인지 알 수 없다.
또한 대웅제약의 경우 이번 폭언 논란이 일어나기 전인 올해 3월부터 전승호 사장과 윤재춘 사장 공동대표 체제로 변경됐다. 사실상 경영 체제에 변화는 없는 것이다. 다만 윤 회장은 대웅제약의 이사회 의장으로서 주요 투자 관련 의사결정, 인사 등을 결정했다.
그룹 지주사인 대웅의 경우 윤 회장이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
업계에서는 윤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다고 하더라도 완전히 경영에서 손을 떼기는 힘들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윤 회장은 인사 등 실질적으로 모든 것을 결정했다"며 "전 사장과 윤 사장 모두 윤 회장과 오랫동안 일을 같이했고, 가까운 사이인 만큼 윤 회장이 완전히 경영에서 멀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ke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