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건설, 영업이익 줄고 이자 늘고 '이중고'
"건축·토목 영업익 줄고 해외수주 부진..건설경기 후퇴"
[서울=뉴스핌] 김성수 기자 = 중견 건설사들의 금융이자 지불여력이 올해 상반기 들어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건설사들 영업이익이 크게 줄어든데 따른 것. 정부의 부동산 안정화 대책과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감축으로 토목·건축 부문에서 부진했다. 중동지역을 중심으로 해외수주 실적이 부진했던 것도 영업이익에 악영향을 미쳤다.
2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두산건설, 한라, 한양, 신세계건설의 올해 상반기 이자보상배율은 작년 상반기 대비 평균 34.75% 하락했다.
이자보상배율은 영업이익이 이자비용의 몇 배인지를 나타내는 수치다. 이자보상배율이 높을수록 기업의 장단기 이자지급 능력인 재무 건전성이 좋아지는 것으로 해석한다.
실무적으로 이자보상배율이 3배 이상 유지되는 것이 정상적으로 해석된다. 반면 이 배율이 1 미만이면 영업활동으로 번 이익으로 이자비용조차 지급할 수 없는 잠재적 부실기업으로 분류된다.
신세계건설은 ▲영업이익 감소와 ▲금융이자 증가라는 이중고를 겪었다. 그 결과 이 회사 이자보상배율은 50% 넘게 하락했다.
신세계건설은 올해 상반기 이자보상배율이 14.73배로 집계됐다. 4개 중견 건설사 중 이자보상배율이 가장 높았지만 작년 상반기 대비 하락폭은 86.41%로 가장 컸다. 영업이익이 46.5% 줄어든 데다 이자비용이 3배 가까이(293.42%) 증가한 여파였다.
특히 건설부문 영업이익은 작년 말 344억원에서 올해 133억원으로 61% 감소했다. 차입금은 작년 말 700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899억원으로 28% 증가했다.
신세계건설은 향후에도 이자 지급여력이 나빠질 것으로 전망했다. 신세계건설 관계자는 "올해는 건설수주 감소에 따른 건설경기 후퇴기로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정부의 올해 SOC 예산이 전년대비 20% 감소했고 대형 국책사업이 마무리되면서 토목부문도 향후 계속 부진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 부동산 안정화 정책과 가계부채 억제책에 따라 주택수요가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며 "주거용·비주거용 건축부문의 경우 지난 2016년부터 허가면적, 착공면적, 건설수주 등이 감소해 올해에도 수주가 큰 폭으로 둔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른 건설사들도 영업이익 감소로 인해 이자보상배율이 상승했다. 한라와 한양도 이자비용보다 영업이익이 더 크게 감소하면서 이자지급 부담이 커졌다.
한라는 올해 상반기 이자보상배율이 2.59배로 집계되면서 작년 3.17배에 비해 18.3% 하락했다. 금융 이자비용이 작년 상반기 216억원에서 올해 158억원으로 26.8% 줄었지만 영업이익이 40% 감소해 이자보상배율이 떨어졌다.
한양도 이자보상배율이 작년 상반기 16.61배에서 올해 14.07배로 15.29% 하락했다. 이자비용은 5.4%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이 약 20% 감소하면서 이자보상배율이 낮아졌다.
이들 업체는 건설경기가 악화되고 있지만 이를 타개하기 위한 노력도 지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양 관계자는 "건설업 회복을 주도하던 주택시장 활황이 끝나고 정부의 SOC 예산이 축소되면서 건설시장에 발주물량이 지속적으로 감소했다"며 "이에 따라 건설업계 경쟁이 과열되고 수익성이 하락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건설업계에서는 신성장 동력을 얻기 위해 해외 신흥국 진출과 같은 다양한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며 "최근 다수 업체들이 미래 성장 동력 사업으로 발전사업과 같은 건설 연관사업에 진출하며 전통적인 건설업 불황을 벗어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두산건설은 올해 상반기 이자보상배율이 0.64배로 작년 같은 기간 0.79배에서 하락했다. 지난 2016년 수치였던 0.1배보다는 개선됐지만 여전히 1을 밑도는 수준이다.
두산건설은 금융 이자비용이 작년 상반기 431억원에서 올해 425억원으로 1.31%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이 344억원에서 275억원으로 20% 넘게 감소해 이자지급 부담이 늘었다.
두산건설의 영업이익 감소는 건축 부문 영업이익 감소와 토목 부문 영업손실이 3배 넘게 증가한 게 주 원인으로 분석됐다.
두산건설 관계자는 "건설경기 침체로 인해 향후 수익 창출 및 현금흐름 관련 불확실성이 다른 기업보다 커질 수 있다"며 "국내 건설시장의 성장성 한계로 시장에 전반적인 수익성 하락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