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건설사 중 4개사, 올해 2분기 환차손 큰 폭 '개선'
작년 4분기보다 환차익 줄어든 곳은 대우건설 '유일'
[서울=뉴스핌] 김성수 기자 = 대형 건설사들이 지난 2분기 달러(미화)로 돈을 벌었다. 달러 가치가 상승하면서 건설사들이 달러로 받는 공사 대금 가치도 덩달아 올랐기 때문이다.
21일 삼성물산, 현대건설, GS건설, 대우건설, 대림산업 5대 건설사 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이들 건설사 모두 올해 4월부터 6월까지 환차익 규모가 지난 1분기(1~3월)보다 평균 1428.6% 커진 것으로 조사됐다.
각 건설사의 환차익 또는 환차손 액수는 각 회사 재무제표에 있는 외환차익 및 외화환산이익과 외환차손, 외화환산손실을 모두 더한 금액이다.
이 액수는 건설사가 기말에 들고 있는 외화 현금의 가치를 뜻한다. 기말에 외화로 보유하고 있어서 발생하는 평가이익(외화환산이익)과 외화로 결제가 끝나서 실현된 이익(외환차익)을 포함하는 개념이다.
5대 건설사 중에서 환차익이 가장 극적으로 증가한 것은 현대건설이었다. 현대건설은 작년 4분기(10~12월) 환차손이 1160억5800만원이었지만 올해 1분기 15억3500만원으로 손실 규모가 줄어들었다. 이어 올해 2분기에는 730억1500만원 환차익을 냈다.
삼성물산도 환차익이 크게 증가했다. 삼성물산은 지난 2분기 환차익이 592억6700만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1분기 환차익 62억4500만원에 비해 9배 넘게 증가한 규모다.
GS건설도 작년 4분기에 비해 환차익이 크게 개선됐다. GS건설은 작년 4분기 환차손이 837억9600만원이었으나 지난 1분기 230억2800만원으로 환차손 규모가 줄어들었다. 이어 지난 2분기에는 환차익이 259억6100만원에 이르렀다.
작년 4분기보다 환차익 규모가 줄어든 것은 대우건설 뿐이었다. 대우건설은 작년 4분기 26억4000만원 환차익이 났으나 지난 1분기에는 환차손 6억4400만원으로 돌아섰다. 지난 2분기에는 다시 환차익 6억2300만원으로 전환했지만 작년 4분기보다는 액수가 적었다.
이처럼 건설사들의 환차익 액수가 커진 것은 달러 강세 덕분이다. 공사 대금을 달러로 받는 건설업 특성상 달러 가치가 오르면 이익에 긍정적인 영향이 생기기 때문이다.
달러/원 환율은 올해 1월 초 1066.59원이었으나 지난 6월 말 1124.20원까지 상승했다. 단순 계산하면 1달러 당 57.61원의 환차익이 발생한다.
건설사들은 환차익이 발생한 배경에는 환율 전망을 보수적으로 한 것도 있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달러/원 환율이 1100원 이상으로 오를 것 같아도 1100원 수준으로 전망하고 공사비를 책정한다. 이렇게 되면 나중에 달러/원이 1130원으로 올랐을 때 30원이 고스란이 환차익이 되는 것이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올해 재무계획에서 달러/원 전망치를 (현재보다 낮은) 1100원으로 보고 있다"며 "JP모건체이스은행, 스코티아뱅크 등 환율 전망에 강한 외국계 은행과 국내은행 전망치를 집계해 참고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해외사업 수주를 검토할 때 주로 달러 기준으로 공사비를 검토한다"며 "(달러 가치가 예상보다 오르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해서) 환율을 약간 보수적으로 평가해 들어가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