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 대화 제안, 받아들일 수 없어"
"이란과의 전쟁 대가는 매우 클 것"
[서울=뉴스핌] 김세원 기자 = 이란 고위성직자 아흐마드 하타미가 22일(현지시각) 미국이 이란을 공격할 경우 미국과 그의 동맹국인 이스라엘이 타깃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로이터통신은 미국의 대(對)이란 제재 부활로 미국과 이란 양국의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이란 고위성직자의 이 같은 강경 발언이 나왔다고 이날 보도했다.
이란 고위성직자 아흐마드 하타미 [사진=로이터 뉴스핌] |
아흐마드 하타미는 이란 테헤란에서 열린 이슬람 명절 '이드 알 아드하' 예배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란 지도자들과의 대화 제안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이란 제재 복원에 앞서 "이란이 원한다면 로하니 대통령과 전제 조건 없이 언제든 만나겠다"며 이란 지도부에 협상을 제안한 바 있다. 하지만 지난 13일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을 거절했다.
하타미는 이날 "미국인들은 미국이 말하는 것을 너희(이란)가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한다. 이건 협상이 아닌 독재다. 이슬람 국가들과 이란은 독재에 대항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란과의 전쟁 대가는 매우 클 것"이라며 "미국이 이란을 해할 경우 미국과 그의 주요 동맹국인 시온주의 정권(이스라엘)이 표적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타미는 어떤 세력이 공격을 수행할 것인지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이란은 이미 자국이 위협받을 경우 이스라엘 도시를 미사일로 요격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도 지난 21일 이란의 막강한 군사력 때문에 미국이 이란 공격을 단념했으며, 이란의 군사력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는 발언을 내놓았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5월 이란 핵협정(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이 이란에 지나치게 유화적이고, 이란의 핵 개발을 막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하며 탈퇴를 강행했다. JCPOA 탈퇴에 이어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7일 이란 제재의 부활을 알렸다.
복원된 이란 제재에 따르면 이달부터 이란의 미국 달러화 매입 및 귀금속과 광물 수출이 금지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외에도 오는 11월부터 이란산 원유 수출 금지 및 이란 중앙정부와의 금융 거래를 차단하는 강력한 제재를 발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1일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최대 압박을 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미국이 이 문제를 평화롭게 해결하고 싶어 한다는 사실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이란이 초래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우리는 충분한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saewkim9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