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 이산가족 1차 상봉 종료…北매체 보도는 아직
상봉행사에 北측 취재기자 9명 참가...보도 없어 "이례적"
일각선 "내부 검열 및 국제사회 동향 파악하는 듯" 분석
대북 전문가들 "종합적으로 1~2차례 걸쳐 보도할 수도"
[서울=뉴스핌] 공동취재단 노민호 기자 = 북한 매체가 남북 이산가족 상봉행사에 대한 보도를 단 한 차례도 하지 않아 눈길을 끌고 있다.
22일 작별상봉과 공동중식을 마지막으로 이산가족 1차 상봉행사가 끝났다. 남북 이산가족들은 2박 3일 간의 짧은 만남을 뒤로 한 채 다시금 기약 없는 이별을 했다.
[금강산=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제21차 이산가족 상봉행사 1회차 마지막 날인 22일 오전 금강산호텔에서 열린 단체상봉에서 남측 이금연(87)씨와 북측 올케 고정희(77)씨 가족이 이야기를 나누고있다. 2018.08.22 |
이산가족 상봉행사는 2015년 10월 이후 2년 10개월 만에 열렸다. 특히 4.27 남북정상회담의 성과 중 하나인 이번 상봉행사에 국내는 물론이고 외신들의 관심도 컸다.
그러나 정작 북한 매체는 일체 보도하지 않고 침묵을 지키고 있다. 22일 오후 5시 현재 북한 매체에서 다룬 이산가족 보도는 찾아볼 수 없다.
금강산 상봉행사에 참석한 한 북측 보장성원에 따르면 이번 행사에 참석한 북측 취재기자는 모두 9명이다. <조선중앙통신>, <우리민족끼리>, <통일신보>를 비롯해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중앙상임위원회의 기관지 <조선신보> 기자 등이 포함됐다.
[금강산=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제21차 이산가족 상봉행사 1회차 마지막 날인 22일 오후 금강산호텔에서 작별상봉이 끝난 뒤 북측 가족이 남측 가족을 배웅하고 있다. 2018.08.22 |
전문가들은 북한이 '시간 싸움'을 벌이는 남측 언론들이나 외신들과는 다른 보도 행태를 보일 것으로 예측했다. 예컨대 행사가 모두 끝난 뒤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종합적으로 1~2차례 보도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김정은 정권 들어 북한 매체들의 보도 속도가 상당히 빨라진 편”이라며 “이 때문에 이산가족 상봉행사 보도도 빠를 것이라고 기대했으나 이번에는 그렇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홍 실장은 이어 “아마도 이산가족 상봉행사가 종료됐다는 내용으로 1~2차례 보도가 나올 것 같다”며 “예를 들어 노동신문은 사진이 첨부된 종합적인 기사를 게재할 것 같고, 조선중앙TV는 20~30분짜리 기록 형태로 방송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금강산=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제21차 이산가족 상봉행사 1회차 마지막날인 22일 오후 고성 금강산호텔에서 열린 작별상봉에서 김병오순(88)할아버지가 북측에서 온 동생 김순옥(81)할머니와 헤어짐을 아쉬워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2018.08.22 |
임재천 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는 “남한 입장에서는 이산가족 상봉행사가 인도적인 사안으로 굉장히 중요하게 다뤄지지만 북한은 우리와 다소 온도차가 있다”며 “1차 상봉행사가 다 끝나고 내보낼 수도 있고, 2차까지 기다린 다음에 뒤늦게 보도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임 교수는 그러면서 “과거 북한에서는 이산가족을 이른바 ‘적대 계층’으로 분류하는 경우가 있었다”며 “남쪽으로 내려간 사람들의 경우 종교인, 지주 등이 많았기 때문에 북한 입장에서는 달갑지 않게 여기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no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