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헤지펀드들의 미국 달러 강세 베팅이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약 10년 만에 금리 인상을 단행한 2015년 말 이후 최대치로 늘어났다. 연초 다수 기관들의 예상과 다른 달러 강세 기류에 헤지펀드들도 동조하는 모습이다.
미 달러화 [사진=로이터 뉴스핌] |
20일(현지시간) BMO캐피털마켓에 따르면 헤지펀드들의 달러 순매수 포지션은 지난 14일까지 한 주간 18억달러 늘어난 308억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15년 12월 이후 최대치다. 헤지펀드들은 유로화와 영국 파운드, 일본 엔화 등 주요 통화에 대해 미 달러화를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자들은 미국의 가파른 경제 성장세와 연준이 추가 긴축을 진행할 것이라는 전망으로 미 달러화 강세를 점치고 있다. 이에 따른 미국 국채금리의 상승도 달러화 상승세에 기여했다.
스티븐 갤로 BMO 캐피털 외환 전략가는 지난 5개월간 달러화의 6% 랠리가 포지션 전환의 기록적인 규모에 비해서는 놀라울 정도로 작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이 같은 달러 강세는 연초 전문가들의 예상과는 정반대 현상이다. 지난해 달러화는 주요 통화 대비 10% 가까이 절하되면서 지난 2003년 이후 가장 큰 폭의 약세를 보였고 주요 기관들도 올해 달러화가 약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는 당시 달러화가 질척거리는 한 해를 보일 것으로 예측했고 UBS와 롬바드 오디에, 소시에테제네랄 역시 유로화에 비해 달러화가 약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인터넷 매체 쿼츠(Quartz)는 달러화의 강세가 올해 금융시장에서 가장 놀라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일부 기관들은 여전히 달러화 강세가 조만간 막을 내릴 것으로 예상한다. 모건스탠리는 곧 달러화가 하락 전환할 것으로 내다봤고 UBS는 유럽의 금리가 조금이라도 움직이면 추세가 역전될 것으로 기대했다.
롬바드 오디에의 스티파니 모니에 수석투자책임자(CIO)는 쿼츠에 “2016년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는 높은 경제 성장률을 약속했으며 달러 강세는 성장 중심의 정책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투자자들은 달러화 방향에 대한 힌트를 찾기 위해 이번 주 연준의 8월 정례회의 의사록과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리는 연례 콘퍼런스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발언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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