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지주회사 체제로 해외 경쟁력 확보
NTT도코모에 의존하는 경영 체질도 개선
[서울=뉴스핌] 오영상 전문기자 = 일본의 NTT가 글로벌 경쟁력 강화와 NTT도코모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경영 체질을 개선하기 위해 IT 서비스 자회사 5개사를 총괄하는 글로벌 지주회사를 설립하는 등 그룹 재편을 단행한다고 발표했다.
8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NTT는 오는 가을 글로벌 지주회사를 설립하고 NTT커뮤니케이션즈, NTT데이터 등 IT 서비스 자회사 5개사를 이관할 계획이다.
이번 재편은 지난 1999년 NTT를 장거리통신회사와 지역통신회사로 분리하고 이 가운데 지역통신회사를 복수로 분할한 이후 처음 실시하는 대대적인 그룹 재편이다.
기자회견에서 글로벌 지주회사 설립을 발표하는 사와다 준 NTT 사장 [사진=지지통신 뉴스핌] |
NTT의 분리·분할 이후 19년이 지난 지금 통신시장의 중심은 유선통신에서 무선통신으로 옮겨졌다. 1999년 4조엔(약 40조원)이 넘었던 NTT의 유선통신 매출액은 2017년 4분의 1인 1조엔으로 감소했다. 해외사업 매출도 크게 늘지 않아 NTT그룹의 2017년 전체 매출액은 1999년 대비 18% 증가에 그쳤다.
그나마도 NTT도코모의 역할이 컸다. 도코모는 NTT그룹 전체 영업이익의 약 60%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 휴대전화 시장도 포화 상태에 접어들면서 도코모에 의존하는 경영 체질에서 벗어나 새로운 수익원을 육성하는 것이 과제로 떠올랐다.
통신서비스는 인터넷 보급을 배경으로 다양하게 발전하고 성장해 왔다. 개인이나 기업의 활동으로부터 방대한 데이터가 창출되는 가운데, 인터넷을 경유해 IT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들이 급성장하고 있다.
NTT가 이번 재편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것은 급속한 디지털화를 추진하고 있는 기업·법인을 대상으로 다양한 IT서비스를 일괄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체제를 구축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올 가을 글로벌 지주회사 ‘NTT’를 설립한다.
NTT데이터, NTT커뮤니케이션즈, 디멘션데이터, NTT시큐리티, NTT이노베이션인스티튜트 등 5개사의 주식을 이관하고, 내년 여름을 목표로 해외사업과 국내사업으로 나눠 통합할 예정이다. 사업 간 중복을 해소해 효율화함으로써 경쟁력을 높이기 위함이다.
NTT가 계획하는 새로운 체제의 장점은 시스템 구축에서부터 데이터센터, 네트워크까지 포괄적으로 기업에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이다. 개인의 행동이나 기업의 활동을 통해 방대한 양의 데이터가 생산되는 가운데, 법인 등의 디지털화를 위한 서비스 수요는 급증하고 있다.
하지만 이 분야는 아마존닷컴이나 IBM 등 미국 기업들이 이미 선점하면서 높은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시장이다. 사와다 준(澤田純) NTT 사장은 “다양한 고객의 요구를 원스톱으로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이라고 강조하며 “지금까지는 능력은 있지만 세계 무대에서 싸울 구조가 아니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goldendo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