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개혁 드라이브 걸어야...혁신성장 위해 중소벤처 열풍 불어야"
"규제 샌드박스 법안 통과, 은산분리 예외 규정으로 투자 촉진해야"
"창업 후 3~5년 다가오는 '데스밸리'...금융권·대기업 투자로 이겨내"
"당정청, 공동운명체...고통의 목소리 듣는 당이 정책 보완할 것"
[서울=뉴스핌] 조정한 기자 =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후보로 나선 김진표 의원은 6일 '뉴스핌'과의 인터뷰에서 "혁신성장이 왜 느린 줄 아느냐"고 반문하며 인터뷰 내내 손바닥으로 책상을 쳤다. 문재인 정부의 밑그림을 그린 주역으로서 가지는 답답함을 과감 없이 보여주는 제스처였다.
김 의원은 "지금 민주당이 유능한 경제 정당으로 탈바꿈하지 않으면 2년 뒤 2020년 (국회의원) 총선에서 선전하기 어렵다"고 단언했다. 경제통인 그가 보기에 문재인 정부의 호황기는 지금 정점을 찍고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김진표 더불어민주당 의원 2018.08.01 kilroy023@newspim.com |
노무현 정부 당시 경제‧교육부총리를 역임한 입지전적인 관료, 참여정부의 '정책 수장'에 이어 문재인 정부 출범 당시 국정기획자문위원장을 맡아 'J노믹스(문재인식 경제노선)'의 큰 틀을 짠 기획자. 김진표 의원을 일컫는 말이다.
김 의원은 내로라하는 선후배 공직자들 사이에서도 고건 전 총리, 전윤철 전 감사원장, 한덕수 전 총리 등과 함께 "관운을 타고 난 공직자"로 평가된다.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는 이해찬-문희상 의원 등과 함께 '급(級)'이 너무 높아 일반 장관으로 가기에 부족하다는 말까지 나온다. 일각에선 문재인 대통령이 가장 선호할 만한 정치-정책 베테랑으로서의 경륜을 함께 가졌다고 평가했다.
문 정부가 언제든 꺼내 들어 내각의 정점에 포진시킬만한 '히든 카드'라는 얘기다. 하지만 정작 김 의원은 문 정부의 현재 상황을 '위기'라고 진단했다.
김 후보는 인터뷰 내내 답답함을 넘어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에 대한 일각의 회의론은 국회와 정부 등에 공동책임이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임기 중 우선 순위로 '금융개혁'을 꼽은 그는 야권의 저항과 관료들의 소극적인 자세, 금융권의 기득권 의식을 여당이 주체적으로 깨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특히 1년 9개월 앞으로 다가온 '총선'은 결국 '경제 심판 선거'가 될 것이라고 했다. 금융개혁에 속도를 내고 중소벤처창업 열풍을 불게 해 우리 경제를 살려야 한다는 것. 김 후보는 "금융개혁에 드라이브를 걸 시기는 이번 정기국회 뿐"이라며 "당정청이 공동운명체로서 움직이고, 당 대표는 총선을 위해 모든 것을 걸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김진표 더불어민주당 의원 2018.08.01 kilroy023@newspim.com |
◆ 중소벤처가 주도하는 창업-혁신성장
문재인 정부의 '더불어 잘사는 경제' 5대 국정전략엔 '중소벤처가 주도하는 창업과 혁신성장'이 포함돼 있다. 역동적인 벤처 생태계를 만들어 창의적 벤처기업과 혁신적 창업자를 육성하자는 내용이다.
김 후보는 '중소벤처 열풍'을 강조했다. 자영업에 몰렸던 인재들이 중소벤처가 만들어낸 새로운 일자리에서 일하며 생산성을 높이고, 증권회사나 자산운용회사 같은 금융권은 유망한 중소벤처기업에 투자해 사업을 확장시켜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기업이 유망한 벤처기업에 투자하게 하면 내년 하반기엔 벤처 성공 신화가 나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선 규제 샌드박스 법안을 빨리 통과시켜야 하고 은산분리 예외 규정을 만들어서 금융권이 좀 더 경쟁체제로 가도록 해야 한다. 또한 기업형 벤처캐피탈을 금융기관에서 제외시켜서 재계가 여유 자금을 가지고 유망 벤처 기업에 투자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했다.
그는 그러면서 "이 과정에서 자영업자가 줄어드는 쪽으로 경제가 나타나면 그것은 성공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김진표 더불어민주당 의원 2018.08.01 kilroy023@newspim.com |
◆ 중소벤처 '데스밸리'...대기업 투자로 상생해야
김 후보는 정부 혼자서 벤처기업을 육성하고 데스밸리(창업 3~5년차 기업이 겪는 경영난)까지 관리하는 것은 힘든 일이라며 금융권·대기업의 투자로 경제가 선순환 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했다.
그는 "기업의 미래 승패에 대해서 제일 잘 아는 건 금융권과 대기업"이라며 "이들이 지속적으로 살펴보며 유망한 기업에 투자하면 '배틀그라운드'같이 기업 가치가 100조가 넘는 기업을 키워낼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지난 정권에서 대기업에게 아무리 투자하라고 협박했지만 함부로 투자하지 않았다"면서 "구글, 애플, 아마존, 바이두 같은 세계적 기업은 이미 유망벤처기업에 투자하는 식으로 주된 수입원을 바꿨다. 그러기 위해선 (우리가) 먼저 기업형벤처캐피탈 규제를 풀어줘야 한다"고 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김진표 더불어민주당 의원 2018.08.01 kilroy023@newspim.com |
◆ "당정청은 공동운명체"...경제컨트롤 타워 "당이 보완"
김 후보는 "당정청은 공동운명체"라고 강조했다. 특히 "경제를 살리는 데 당 따로, 정부 따로 할 수 없다"며 "(민생과 접점이 상대적으로 많은) 당이 매일같이 현장의 고통스러운 목소리를 듣고 있고, 당장 1년 9개월 뒤에 총선을 치르는 당이 주도해서 당정청 협의를 긴밀하게 해 정부와 청와대와 일체감을 갖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서 국회 상임위별로 관련 정부부처와 일주일에 한번씩 매주 만나 당정협의를 하고, 심도 깊은 논의를 위해 고위당정협의는 '분기별 한번'을 '한달에 한번'으로 줄일 계획이다. 또한 당 대표-국무총리-비서실장으로 이뤄진 '당정청 회의'는 일주일에 한 번 주례회동을 통해 간격을 좁히겠다는 구상이다.
또한 "당이 경제컨트롤 타워를 보완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당 대표가 되면 경제통 의원과 기초자치단체장, 원외위원장으로 구성된 '경제혁신본부'를 만들겠다"며 "현장의 여러 가지 애로 사항을 정확하게 알고 정답을 만들어 바로 해답을 실천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giveit9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