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국제유가가 3일(현지시간) 하락했다. 미국 정부가 중국산 재화 2000억달러에 25%의 관세 부과 방침을 확인한 데 이어 중국도 600억달러 미국산 수입품에 5~25%의 관세를 적용하겠다고 맞불을 놓으면서 원유 시장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원유 배럴[사진=로이터 뉴스핌] |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9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47센트(0.7%) 하락한 68.49달러에 마감했다. 한 주간 WTI 가격은 0.3% 내렸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10월물은 10센트(0.1%) 하락한 73.35달러를 기록했다.
이날 원유시장 투자자들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 분쟁에 주목했다. 미국과 중국이 대규모 관세 폭탄을 주고 받으면서 시장은 이 같은 무역 긴장감이 가져올 영향에 주목했다.
갈렌다의 짐 리터부시 애널리스트는 로이터통신에 “초조한 분위기가 난다”면서 “우리가 이란 제재와 관세 불확실성이 있다면 시장이 한 방향으로 크게 움직이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진단했다.
중국의 수요가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도 원유시장에 찬물을 끼얹었다. 중국 국영 석유 기업 시노펙(Sinopec)이 미국산 원유 수입을 줄인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원유 선물 매수 심리는 더욱 움츠러들었다.
ING의 워런 패터슨 원자재 전략가는 “독립 정유사로부터 중국의 수요 역시 줄었으며 무역전쟁이 고조된 점도 분위기를 돕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예상보다 부진한 미국 고용지표도 시장 심리를 냉각시켰다. 7월 미국의 비농업 부문 일자리는 15만7000개 증가에 그쳐 시장 기대치 19만 개에 못 미쳤다. 다만 실업률은 3.9%로 한 달 전보다 0.1%포인트 내렸고 시간당 평균 임금도 전년 대비 2.7% 상승해 시장 기대에 부합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의 산유량이 증가했다는 사실도 유가를 압박했다. 러시아 에너지부는 7월 러시아의 산유량이 한 달 전보다 하루 15만 배럴 증가한 1121만 배럴이라고 밝혔다. 사우디의 산유량 역시 1100만 배럴로 늘었다.
미국 정부는 오는 11월 초까지 이란의 원유 수출을 완전히 봉쇄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이란산 원유 수입을 중단해 달라는 미국의 요청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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