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매체들, 다른 매체 못 가는 곳 접근권 허락돼
노동신문, 김정은 싱가포르 방문 대서특필
[서울=뉴스핌] 김성수 기자 = 12일 북한 관영 매체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만남을 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전세계 매체들이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악수 및 첫인사 장면을 실시간으로 비중 있게 전달한 것과 달리, 조선중앙통신은 관련 소식을 전하지 않았다. 보통 5시간이 지나서야 방송 일정이 시작되는 관행을 깨지 않은 것이다.
오찬을 마친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카펠라 호텔 부근을 산책하고 있다. 2018.06.12. [사진=로이터 뉴스핌] |
반면 북한 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싱가포르 방문을 대서특필했다. 노동신문은 싱가포르에 방문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관련 14개 사진을 담았다. 특히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싱가포르 관리들과 함께 걷는 모습을 찍은 사진이 신문 제1면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마리나 베이 샌드 호텔을 독립된 배경으로 찍은 사진과, 호텔 전망대를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각도로 촬영한(버드 아이 뷰, bird’s-eye view) 사진도 실렸다.
노동신문과 같은 관영 매체들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일정을 통상 하루가 지난 다음에 보도하는데, 이번처럼 빨리 보도가 이뤄진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중국 방문 소식은 그가 평양으로 돌아오고 나서야 보도됐으며, 남북 정상회담은 그 다음 날 오전으로 보도 시점이 미뤄졌었다.
또한 북한 매체들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해외 순방을 진지하게(sober) 다뤘던 종전 방식과 달리, 이번에는 다소 유머(sense of fun)를 곁들였다고 통신은 전했다. 이는 북한이 북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고립된 국가라는 지위에서 벗어나 세계 무대에서 인정받은 것에 대한 자신감을 반영한다는 분석이다.
통신에 따르면 북한 관영매체들은 북미 정상회담 취재를 위해 여러 명의 기자들을 파견했다. 또 북한 기자들은 다른 지역 매체들이 접근할 수 없는 여러 장소에도 접근권이 허락됐다.
한편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이번 싱가포르 방문은 2011년 집권 후 최장 거리로 여행한 것이다. 또한 미국 대통령을 만난 북한 지도자로서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사상 최초다.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