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함안군 가야읍 아라가야 왕궁추정지 발견 기자간담회
[함안=뉴스핌] 이현경 기자 =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 강동석 학예연구 실장은 6월 중으로 아라가야 왕성터 2.3km 반경까지 조사를 마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강 실장은 7일 경상남도 함안군 가야읍 가야리 일대에서 열린 아라가야 왕궁추정지 대규모 토성, 목책 발견 기자간담회에서 왕성터 조사 발굴 결과에 대해 설명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유적 원경(서쪽에서) [사진=문화재청] |
그는 "유적지로 발견된 이곳은 원래 사유지다. 이달 안에 함안군과 소유주에 사용동의를 받을 예정"이라며 "그 후에는 조사지 주변에 트렌치(땅 단면을 살펴보는 방법)를 설치해 더 조사할 계획이다. 반경 2.3km 내에 왕성 유적을 확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조사는 그동안 문헌이나 구전으로만 내려오던 아라가야 왕성의 실체를 처음으로 확인한 사건이다. 이춘선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 실장은 "주변에 남문외 고분군이 있기 때문에 이 주변에 왕궁이 있을 거란 추측은 있었지만, 실제 조사에 착수한 건 처음"이라고 밝혔다. 이어 왕궁 추정지에 대해서는 "마리산 앞쪽, 남문외 고분군 근처 공단까지 일 것"이라고 추측했다.
아라가야 왕성 발굴은 올해 4월11일 경작지 조성부지에서 유적 노출현장이 발견되면서 시작됐다. 사유지였던 이 땅을 소유주가 평탄하게 경작지로 가공하려다 목탄층이 드러난 것이다. 목탄층은 땅을 단단하게 다지기 위해 땅에 나무를 태워 재를 만들어 지지대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축조공법이다.
목책 건물지 수혈 전경 [사진=문화재청] |
이번 조사에서 확인된 토성은 가야권역에서 발견된 동시기 유적과 비교할 때 그간 발견된 사례가 없는 축조기법과 규모를 보여준다. 아라가야 왕성(토성) 벽은 흙을 쌓는 과정에서 벽이 밀리지 않도록 축조 공정마다 목주를 설치했으며 판축상의 성토다짐을 하는 등 정교한 대규모 토목공사가 이루어졌다.
전체 높이는 약 10m, 상부는 폭 20~40m 내외이며 경사져 있다. 성벽 축조는 구지표면의 일부 삭토, 풍화암반토와 점질토를 이용한 정지면 형성, 성토다짐과 평탄지 조성 4단계로 이뤄졌다. 대규모의 목책(木柵, 울타리) 시설을 보아 이 토성은 방어의 목적이 크다고 강동석 실장을 추정했다.
[함안=뉴스핌] 이현경 기자= 목탄층 2018.06.07 89hklee@newspim.com |
이번 아라가야의 왕성터 조사로 아라가야 최고지배층의 실체를 살펴볼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졌다. '일본서기' 흠명기 552년 기록에 '안라왕(安羅王)'이 등장해 아라가야에 왕이 실제하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발굴성과를 기초로 거주공간을 추정할 수 있게 됐다. 그동안 고분을 중심으로 여러 차례 발굴조사가 진행됐지만 최고지배층의 생활상과 그 실체를 구명할 수 있는 고고자료가 충분하지 않았다.
강 실장은 "이번 아라가야 왕성 발굴조사는 당시의 토목기술과 방어체계, 생활문화 전반에 대한 다양한 고고자료를 제공해 아라가야 전모에 다가설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본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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