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핵 미치광이'에서 '노련한 지도자'로 이미지를 변신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작년만 해도 자신의 삼촌을 처형하고 이복형 암살을 명령했으며 주민들이 식량 부족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수소폭탄과 대륙간탄도미사일을 개발·시험하기 위해 자원을 낭비했다는 비난을 받았다.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핵 공격 위협을 주고받으며 한반도 갈등을 끌어올린 주범으로 지목받았다.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 [사진=조선중앙통신] |
하지만 NYT는 "김 위원장이 최근 몇 달간 현대 외교에서 가장 놀라운 변화 중 하나를 달성했다"고 평가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4월 27일 남북 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손을 맞잡기도 하고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NYT는 김 위원장이 비핵화에 대한 정확한 언급은 하지 않으면서 남한과 미국을 협상장으로 끌어들였다고 평가했다. 여론조사를 보면 한국에서 김 위원장의 인기는 치솟고 있다. 오는 12일에는 미국 대통령을 만나는 최초의 북한 지도자가 될 준비를 하고 있다.
신문은 오는 12일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김 위원장이 자신을 효과적으로 재정의했다고 평가했다. 일부 한국인은 김 위원장을 트럼프 대통령보다 더 신뢰할 수 있는 인물로 보고 있다.
문 대통령과 숲속을 걷는 모습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해변가에서 북핵 프로그램을 논의하는 일련의 이미지가 한국인 사이에서 그의 입지를 강화시켜줬다는 설명이다. 이는 많은 한국인이 생각하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미지와는 대조된다.
그러나 이러한 이미지 변화에도 불구하고 김 위원장이 핵 무기를 이른 시일 내에 포기하거나 정권 장악력을 완화할 것 같지는 않다고 NYT는 바라봤다.
북한 전문가인 동아대학교의 강동완 교수는 "김 위원장이 남한과 미국과 관계를 개선하기로 결심했을 때, 그는 억압적인 독재자로의 이미지로 그렇게 할 수 없다는 걸 알았다"고 설명했다.
올해로 34세인 김 위원장은 서방에서 종종 "핵 미사일을 가지고 장난을 치는 살찐 어린아이"로 묘사되곤 했다. 이에 김 위원장보다 나이가 두배 이상 많은 트럼프 대통령은 그를 "땅딸보", "병든 강아지", "리틀 로켓맨"이라고 조롱했다.
하지만 NYT는 북미 정상회담이 열릴 때 트럼프 대통령은 정치적 연극에 능한 '전체주의 정권의 지도자'를 다루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양대학교의 정병호 문화인류학 교수는 "세계가 그에게 관심을 기울이는 이유는 단지 그가 핵무기 몇개를 가지고 있기 때문만이 아니다"며 "그보다는 신비주의적인 힘과, 고도로 통합되고 통제됐으며 규율된 국가에 대한 절대적인 통제력을 가진 지도자로서의 이미지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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