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대북 강경파로 알려진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전회의(NSC) 보좌관이 오는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북미 정상회담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동행하는 가운데 이번 회담에서 볼턴이 사실상 '뒷방 신세'라고 로이터통신이 7일 분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바라보고 있는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 [사진=로이터 뉴스핌] |
비핵 협상을 이끄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이 최근 북한에 대해 다소 부드러운 태도를 취하면서 강경파 볼턴이 목소리를 낼 틈이 없다는 게 몇몇 미국 관리들의 주장이다.
볼턴은 특히, 양국 간 대화가 상당히 진전되고 있을 때에도 강경한 태도를 일관하면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노선을 잘못탔다는 진단이다.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 출신인 폼페이오는 경질되자 마자 북한을 주요 정책 관심사로 만들었다. 폼페이오가 섬세한 외교를 통해 북한과 우호적인 외교 역사를 쓰고 있을 때 볼턴은 북한에 더 강력한 제재 접근법을 택했다.
볼턴은 폼페이오가 평양을 두 번째 방문하고 돌아온 지 불과 며칠 후에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북한에게 "리비아 모델" 핵 협상을 따르도록 촉구하기도 했다.
리비아는 2003년에 핵 무기 계획을 일방적으로 포기했지만 당시 리비아의 국가원수였던 무아마르 카다피는 2011년 북미자유무역협정(NATO)이 지원하는 반군에 의해 사망했다.
볼턴 보좌관이 제시한 리비아 모델에 대해 북한은 김계관 외무성 제1 부상의 성명을 통해 북미 정상회담을 재고할 수 있다며 반발했다. 이러자 도널드 트럼프는 백악관에서 대북특사단을 만나고 약 일주일 뒤인 지난달 24일 북미 정상회담 취소를 발표하기도 했다.
◆ 의리의 트럼프, 볼턴 싱가포르 行
이번 회담에서 상당한 지배력을 행사할 수 있는 폼페이오 장관의 위치와 최근 강경한 대북 발언을 억제해온 볼턴의 조합이 트럼프 내부의 다소 어지러운 권력의 역학을 보여준다고 로이터는 진단했다.
북미 정상회담 취소까지 야기했던 볼턴이 최근 대통령 집무실에서 모습을 보이지 않자 권력에서 밀려난 게 아니냐란 '사이드라인' 설이 돌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 여러 미국 관리들은 트럼프가 볼턴을 아예 배제한 게 아니라며 볼턴은 여전히 핵심 인물로 남아있다고 주장한다.
한 미국 관리는 "이번 정상회담은 여태 우리가 본 적 없는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며 "따라서 김정은 위원장이 이번 정상회담을 주도하는 걸 트럼프가 원하지 않는 이상, 회담을 추진하는 팀에 많은 것이 달렸고 의지할 것"이라며 북미 정상회담에서 볼턴의 역할을 과소평가하지 않았다.
켈리앤 컨웨이 백악관 고문도 볼턴의 싱가포르 방문에 대해 "분명히 협상을 주도하는 건 폼페이오 장관"이라고 말하면서도 "하지만 NSC보좌관도 갈 것이고 그는 회담의 일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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