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고위관계자 "미국, 북한과 대규모 경협 의사 있어"
美, 대북 제재 완화로 민간 투자 물고 열듯
철도및 도로 연결등 남북 경협도 탄력 전망
[세종=뉴스핌] 한태희 기자 = 북미 정상회담이 성공하면 대규모 대북 경제협력을 할 용의가 있다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언급했다고 알려진 가운데 향후 대북 경제 지원 방법에 관심이 쏠린다. 그동안 미국 트럼프 행정부 고위 인사들 발언과 남북 정상회담 결과 등을 종합하면 미국은 대북 제재를 가장 먼저 푸는 방식으로 북한과 경제 협력을 할 전망이다.
27일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춘추관에서 전날 열린 '제2차 남북정상회담' 결과를 설명한 직후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회담이 성공하면 미국은 북한과의 경제협력을 대규모로 할 의사와 용의를 갖고 있다고 몇번 말했다"며 "몇가지 (사례를) 들었지만 현 단계에서 발표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 대북 제재 풀어서 민간 투자 물고 열 가능성 커
북한의 비핵화가 선행돼야 하지만 미국의 대북 경제 협력 방안으로 민간 투자 활성화를 토대로 한 경제 협력이 꼽힌다. 미국 기업이 북한 인프라 건설 등에 참여할 길을 열어주는 방안이 유력하다는 얘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실제로 미국 트럼프 행정부 주요 인사는 민간의 북한 투자를 수차례 언급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은 지난 13일(현지시각) 폭스뉴스 등에 출연해 "미국인 세금으로 북한을 지원할 수 없다"면서도 "북한 에너지망과 인프라 건설을 미국 민간 부문이 도울 수 있다"고 말했다. 같은 날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보좌관은 "우리는 최대한 빨리 북한에 무역과 투자를 개방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발언했다.
이를 위해서는 미국 정부가 대북 제재를 풀어야 한다. 현재 미국은 정부 허가를 받지 않는 미국인의 대북 거래를 원천 금지하고 있다. 특히 항공기와 금융, 대외 무역, 수입, 의료서비스, 선박을 포함한 16개 분야에서 대북 거래를 통제한다. 이와 같은 미국의 대북 제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와 별도로 이뤄지고 있다.
통일연구원 홍민 연구위원은 "경제 협력을 하려면 대북 제재가 먼저 풀려야 한다"며 "미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도 상당한 영향력이 있으므로 미국의 대북 제재가 풀리면 유엔 제재도 완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 대북 제재 풀릴 시 철도 연결 등 남북 경협에도 속도 붙을 듯
대북 제재가 풀리면 철도 연결을 포함해 남북 경협에도 속도가 붙을 수 있다. 2007년 '10·4 선언' 합의 사업을 재추진하기로 한 '판문점 선언' 이행도 탄력을 받는다는 얘기다.
'판문점 선언'에는 동해선 및 경의선 철도와 남북 도로를 연결하고 현대화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문재인 정부는 남북 교통망 연결을 1차 사업으로 꼽고 있다.
아울러 '10·4' 선언에는 남북 경협 방안으로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 설치 ▲개성공단 2단계 개발 착수 ▲문산-봉동간 철도 화물 수송 ▲개성-신의주 철도 및 개성-평양 고속도로 개보수 추진 ▲안변·남포 조선협력단지 건설 등의 사업이 담겨 있다. 또 사회문화 교류 방안으로 ▲백두산 관광 ▲백두산-서울 직항로 개설 등의 내용도 담겨 있다.
물론 이같은 방안을 추진하려면 유엔의 대북 제재 해제가 선행돼야 한다. 정부 관계자는 "북미 정상회담 결과 등을 봐야 한다"면서도 "정부는 (남북 경협 관련) 여러 시나리오를 준비하고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