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스 "'선 하트 후 감상'이 가능한 아티스트이고 싶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너무 많은 생각을 곡에 담으려고 하지 않아요. 그래서 친근한 것 같고, 듣기 편한 것 같아요. 언제 들어도 듣기 좋은 음악이 됐으면 좋겠어요.”
가수 훈스 [사진=프론트데스크] |
대학교에서 처음 만나 ‘훈스’라는 팀을 결성한 동갑내기 이종훈·이상훈(24)이 지난 18일 뉴스핌과 인터뷰를 갖고 이같이 말했다. 훈스가 최근에 발표한 앨범 ‘90 BPM’에는 각자를 표현한 곡들로, 두 사람의 색깔을 표현한 곡들로 가득하다. 한 가지 색깔에 범주하는 노래가 아닌, 듣기 편한 노래로 대중을 홀릴 준비를 마쳤다.
“종훈이와 저는 가치관이나 관점이 비슷해요. 좋아하는 음악가를 얘기했는데 교집합이 많더라고요. 그래서 밤새 얘기한 적도 있어요(웃음). 음악작업을 할 때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이 있으면 과감히 포기하기로 했어요. 서로가 만들 때까지 만들다 보니 만족할 수 있는 음악이 나오더라고요.”(이상훈)
“의견 좁히는 과정에서 조급함도 느꼈어요. 한 곡이 나오기까지 시간이 엄청 오래 걸렸거든요. 그래도 나중에는 점차 시간이 줄어들더라고요. 이제는 합이 너무 잘 맞고, 원하는 스타일이 비슷해서 뇌를 공유한다는 말까지 해요. 하하. 상훈이랑 정말 즐겁게 작업하고 있어요.”(이종훈)
가수 훈스 [사진=프론트데스크] |
지난 3월에 발표한 선공개곡 ‘우리라고 쓰고 싶어’는 멜론 인디차트 73위에 진입해 69위까지 오르는 쾌거를 얻었다. 아직 이름을 알리고 있는 이들에게는 기분 좋은 성적이다. 그러다보니 역주행시키고 싶은 곡들도 존재했다.
“차트 순위는 정말 알 수 없는 것 같아요. 노래를 듣는 건 리스너들의 선택과 자유잖아요. 음원 순위가 올라가면 당연히 기쁘죠. 그래도 후회 없는 앨범으로 나왔기 때문에 순위에 대한 아쉬움은 없어요. 아직 저희는 경험을 쌓고 있는 성장형이고, 미생이에요. 하하.”(이상훈)
“차트보다 얼마나 완성도 있고 스스로가 만족할 수 있는 음악을 만드느냐가 중요한 것 같아요. 역주행 시키고 싶은 곡이요? ‘너에게 난’이라는 곡도 좋은데 너무 쓸쓸한 곡이에요. 개인적으로는 ‘굿나잇’이 역주행 되면 좋겠어요. 여자 친구에게 오늘 하루도 고생했다고 위로해주는 곡인데, 가사에 반말과 존대를 섞어서 썼어요. 신선한 포인트를 만들어서 곡을 쓰면서도 ‘이건 대박이다’라고 생각한 곡이에요(웃음).”(이종훈)
성장하고 있는 그룹이라 특정한 색깔을 정해놓진 않았다. 이들 노래의 가장 큰 장점을 꼽자면 바로 듣기 편한 노래들이라는 것이다. 편안한 보이스를 가진 보컬과 멜로디가 더해져 엄청난 시너지를 발휘하고 있다.
가수 훈스 [사진=프론트데스크] |
“음악의 색깔이라는 건 그 사람 자체가 음악에 담겨있는 것 같아요. 저희는 곡에 너무 많은 생각들을 담으려 하지 않아요. 즉흥적이 부분도 많고요. 곡을 쓸 때 곱씹어 생각해 봤을 때 좋은 걸로 해요. 그래서 듣기 편한 것 같고 친근한 것 같아요. 대중 분들에게도 저희 음악이 그렇게 비춰졌으면 좋겠어요.”(이상훈)
데뷔 초에는 은둔형 아티스트처럼 지내 도통 얼굴을 볼 수 없었다. 이제는 잦은 공연으로 관객과 마주하니 긴장도 풀린 상태라고. 긴장이 풀리니 출연하고 싶은 음악방송 프로그램도 생겼다.
“상훈이가 ‘불후의 명곡’에 나가면 정말 잘할 것 같아요. 혼자라도 나가면 좋겠어요. 물론 같이 나가면 좋죠(웃음). 멜로망스 김민석 씨도 ‘너목보’에 나오셨던 것처럼 상훈이도 음악방송 프로그램에 나갔으면 해요. 저는 보컬이 먼저 빛났으면 좋겠어요.”(이종훈)
“1순위 프로그램은 당연히 ‘유희열의 스케치북’이에요. 믿고 듣는, 보는 프로그램이 됐잖아요. 그 프로그램에 나갔을 땐 저희가 모든 것에 준비된 상태였으면 좋겠어요. 듣는 사람들에게 저희 노래가 설득력 있었으면 좋겠고요. 아직은 발전해야 될 부분이 많다고 생각해요. 실력도 정말 믿고 들을 수 있는 훈스가 됐으면 해요.”(이상훈)
가수 훈스 [사진=프론트데스크] |
달콤한 노래들을 연달아 발표해서일까. 이들은 건조한 일상에 달콤함을 듬뿍 뿌리는 ‘스프링꿀러’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두 사람에게 듣고 싶은 수식어가 무엇이냐고 묻자, 신선한 대답이 돌아왔다.
“그냥 믿고 듣는 훈스라는 말이 좋을 것 같아요. 저희가 앨범을 냈을 때 기대할 수 있는 음악을 만들고 싶어요. 정말 기대가 되는 음악이나 믿는 아티스트들이 앨범을 내면 하트를 먼저 누르고 노래를 듣잖아요. 저희도 ‘선 하트 후 감상’이 됐으면 좋겠어요. 하하. 이적, 김동률, 유희열 선배들처럼 존경할 수 있는 아티스트, 기대가 되는 음악을 만드는 훈스가 되고 싶어요.”(이종훈)
“요즘 음악을 듣는 습관이 달라졌어요. 예전에는 아티스트별로 음악을 정리해서 듣고 싶은 노래만 들었는데, 지금은 듣고 싶은 노래를 다 듣고 무작위 재생을 해요. 듣다가 넘기는 노래도 있고 아닌 노래도 있잖아요. 저희 노래는 ‘이건 정말 듣고 가야겠다’라는 음악이 됐으면 좋겠어요. 언제 들어도 듣기 좋은 노래요. 꼭 그렇게 됐으면 좋겠습니다.”(이상훈)
alice0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