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베이=뉴스핌] 강소영 기자=중국이 1·2선 도시(대도시)를 중심으로 강력한 부동산 투기 규제에 나서면서, 일부 3·4선 도시 부동산 가격이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2018년 3월 중국 부동산 가격 상승 순위의 상위 20위 도시 가운데 12개가 3·4선 도시(지방 중소형 도시)다. 이중 광시장족자치구에 위치한 해안도시 베이하이(北海)는 지난해 3월보다 부동산 가격이 12.3%가 올랐다. 윈난성 쿤밍(昆明), 랴오닝 선양(沈陽)과 다롄(大連), 산시 시안(西安), 헤이룽장 하얼빈(哈爾濱) 등 지역의 부동산도 모두 10% 이상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반면 부동산 투기 규제가 엄격한 베이징(北京), 상하이(上海), 항저우(杭州), 난징(南京), 푸저우(福州)와 허페이(合肥) 등 다수의 1·2선 도시의 신규 분양 아파트 가격은 2017년 3월보다 하락했다.
3·4선 도시의 부동산 상승은 외지의 투기세력때문이다. 하이난 싼야(三亞)에 이어 새로운 휴양지로 주목을 받고 있는 베이하이의 경우 이 지역 부동산 투자자의 89%가 외지인으로 집계됐다. 또한 1,2선 대도시에 나갔던 농민공들이 집값이 비교적 싼 고향 근처 도시로 회귀하는 것도 3,4선 지방도시 집값 상승의 한 요인으로 분석된다.
중국의 교통망 발달, 대도시의 부동산 투기 규제가 강화되면서 투기세력의 활동 범위가 넓어진 것이 주요 원인으로 풀이된다.
중국 매체에 따르면, 베이징·상하이·광저우·선전 및 항저우 등 핵심 대도시에 투자했던 대형 투기 자본들은 지방 소도시에서 대체 투자처를 모색하고 있다.
이들은 베이징·상하이·광저우·선전 등과 거리가 가깝고 통근이 가능한 주변 소도시를 집중 공략하고 있다. 베이징 근처의 랑팡(廊坊), 상하이 근교의 쿤산(昆山), 선전 근교 후이저우(惠州) 등이 대표적이다.
한편, 중국 정부의 강력한 투기 억제 정책에도 부동산 시장에서 투기 자본의 비중은 갈수록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시난차이징(西南財經)대학 중국가정금융조사연구센터(CHFS)가 발표한 '2018 1분기 중국 도시 가정 자산 지수 보고'에 따르면, 신규 판매 분양주택 가운데 실수요자가 아닌 투자성 구매의 비중이 2008년 19.6%에서 2018년 1분기 50.3%로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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