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경제 위기에 '오일머니'에 무릎
[서울=뉴스핌] 김용석 기자 = ‘축구 천재’ 리오넬 메시로 상징되는 FC 바르셀로나는 광고 없는 구단으로 유명했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FC 바르셀로나는 113년간 스폰서 없이 축구의 순수성을 지켰다. 태동이 왕실 구단으로 대변되는 레알 마드리드와 맞선 카탈루냐에서 시작된 ‘서민 구단’ FC 바르셀로나이기 때문이기도 했다. FC 바르셀로나 유니폼은 스페인 카탈루냐 지방의 상징인 붉은색과 푸른색 '줄무늬' 디자인이다.
바르셀로나는 113년간 스폰서를 달지 않는 '전통'을 깨고 카타르 항공을 유니폼에 새겼다. <사진= 뉴스핌 DB> |
엄청난 스폰서료를 받는 유럽 여러 명문 구단과 달랐지만 FC 바르셀로나도 결국 오일 머니 앞에 무릎을 꿇었다. 1899년 창단한 이래 단 한 번도 유니폼 스폰서를 받지 않았던 ‘줄무늬’ FC 바르셀로나였다.
과정은 있었다. 2006년에 처음으로 로고를 달았다. 유니세프 국제연합아동기금의 로고였다. 상업적 목적이 아닌 유니세프를 지원하기 위한 자선 활동이었다.
그런 FC 바르셀로나를 무너트린 건 오일 머니였다. FC 바르셀로나는 2013년 “카타르 재단(Qatar Foundation)과 상업적 목적의 유니폼 스폰서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113년 지켜오던 전통을 버린 순간이었다. 액수는 시즌당 4500만 달러(약 637억원)였다. 카타르 항공은 석유 부국 카타르의 재정지원을 받아 세계적 항공사로 성장했다. 카타르 정부가 카타르항공의 지분 50%를 보유하고 있다.
113년 전통을 버린 이유는 경제 위기였다. 스페인은 유럽 경제 위기에 국가 부도설에 시달렸다. 결국 FC 바르셀로나도 실리를 택했다.
그리고 지난해 FC 바르셀로나는 스폰서를 일본으로 바꿨다. 2017년 7월1일부터 4시즌 동안 라쿠텐이 유니폼 메인 스폰서 업체가 됐다. 2021년까지 라쿠텐으로부터 연간 5500만 유로(약 690억원)를 받는다.
라쿠텐은 지난 1997년 설립된 대형 온라인 쇼핑업체다. 온라인 부문 세계 10대 기업인 라쿠텐은 일본 프로야구 라쿠텐 골든이글스와 프로 축구 J리그 빗셀 고베를 함께 운영하고 있다.
[팁] 카탈루냐는 왜 분리 독립을 원하나
스페인 17개 자치정부 중 하나인 카탈루냐 주는 스페인에게 있어서 없어서는 안될 존재다. 스페인 국내총생산(GDP)의 5분의 1인 19%를 차지하는 ‘돈줄’이다. 인구 750만명의 카탈루냐는 독자의 언어와 문화가 있으며 자치 경찰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조세, 외무, 국방, 항구, 공항, 열차 등은 마드리드에 있는 스페인 중앙정부가 관할한다.
이후 금융 위기가 분리 독립 주장을 촉발 시켰다. 2012년 스페인의 한 주인 안달루시아가 중앙정부에 49억유로(약 6조 6445억 원)의 구제 금융을 신청했다. 이로인해 카탈루냐 마져 경제 위기에 내몰린 적이 있기 때문이다. 공멸보다는 독자 생존을 택한 카탈루냐는 다시 분리 독립을 주장했지만 수포로 돌아갔다. 같은 연고의 FC 바르셀로나도 이를 지지, 지난해 10월1일 무관중 경기를 진행했다.
바르셀로나가 카탈루냐 분리 독립을 지지하기 위해 무관중 경기를 치른 모습. 전광판에 스페인어로 '민주주의'라고 쓴 모습이 선명하다. 당시 카탈루냐는 분리독립 투표를 실시했으나 스페인 중앙정부에 위해 좌절됐다. 왼쪽에는 현재 바르셀로나의 스폰서 라쿠텐이 표기돼 있다. <사진= 바르셀로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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