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오영상 전문기자] 일본에서 이직을 통해 몸값을 올리는 직장인들이 늘고 있다. 11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현재 이직자의 구인배율이 1.8배를 넘고 있는 가운데, 이직 후 연봉이 10% 이상 오른 경우가 30%에 달했다.
현재 일본의 이직 시장은 새로운 일자리를 찾는 사람보다 새로운 사람을 찾는 기업이 더 많은 ‘구직자 우위’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일본의 취업정보업체 리크루트캐리어에 따르면 2017년 이직자의 구인배율은 1.86배를 기록했다. 이직자 한 명당 일자리가 두 개 가까이 된다는 얘기다.
상황이 이러하다 보니 이직을 통해 높은 연봉을 손에 쥐는 직장인들도 늘어나고 있다. 일본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이직으로 연봉이 올랐다’는 응답은 2014년부터 35~37%의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리크루트캐리어의 2017년 조사에서도 ‘이직으로 연봉이 10% 이상 올랐다’는 응답이 29.7%를 기록했다.
일본은 경기 회복세가 6년째로 접어들면서 지난 2월 실업률이 2.5%를 기록하는 등 사실상 완전 고용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게다가 노동인구 감소 등으로 일부 업종에서는 인력 부족이 심각한 상황이다. 그 중에서도 IT 엔지니어 등은 차세대 성장을 책임질 인재로서 기업들의 수요가 가장 많은 업종이다. AI 개발자의 경우 연봉 3000만엔(약 3억원)을 제시하는 기업도 있어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젊은 이직자들에게 국한된 이야기도 아니다. 중장년 대기업 관리직이 벤처기업으로 이직해도 연봉이 줄지 않는 사례도 늘고 있다. 주식 상장을 준비하는 벤처기업 등은 회사가 커지면서 관리 쪽 인재를 필요로 해 대기업에서 경험을 쌓은 중장년 이직자에게 원하는 연봉을 맞춰주고 있다.
보다 나은 연봉과 대우를 요구하며 직장을 옮기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지난해 일본의 이직자 수는 5년 전에 비해 25만명 늘어난 311만명을 기록했다. 그 중 자발적 이직자가 과반수를 넘는 62%를 차지했다. 전체 취업자에서 이직자가 차지하는 비율도 4.8%로 높아졌다.
지난해 1월 일본 도쿄 시내에서 열린 IT 개발자를 위한 이직 설명회 모습<사진=지지통신> |
[뉴스핌Newspim] 오영상 전문기자 (goldendo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