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용호 외무성 15~17 스웨덴 방문…한반도 안보 논의
19일 최강일 외무성 부국장도 핀란드 방문
[뉴스핌=장동진 기자] 북한의 핵심 외교전략통들이 잇따라 북유럽을 방문하는 등 오는 5월 예정된 북·미 정상회담 준비에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최강일 북한 외무성 북미국 부국장은 19일 핀란드 헬싱키를 방문했고, 리용호 외무상은 지난 15~17일 스웨덴을 다녀갔다.
최 부국장은 출국 당시 핀란드 방문 목적에 대해 "아직은 말할 것이 없다"며 돌아올 때 말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리 외무상은 지난 17일 마르고트 발스트룀 스웨덴 외교부 장관과 회담 후 "이번 회담의 주요 의제는 한반도 안보 상황이었다"고 밝혔다.
16일(현지시간) 스웨덴을 방문 중인 리용호 북한 외무상<사진=AP/뉴시스> |
◆ 北, 억류된 미국인 3명 석방하나.."북미정상회담 분위기 조성차원서 검토 중"
리 외무상과 스웨덴 외교부는 지난 17일 "북한에서 미국, 캐나다, 호주 국민의 보호 권한을 가진 스웨덴의 영사 책임도 회담에서 다뤄졌다"며 "억류된 사람도 포함된다"고 밝혔다.
스웨덴은 북한에 외교관을 두고 있지 않은 미국의 영사 업무를 대신하고 있고, 앞서 북한에 억류됐다가 미국으로 송환된 오토 웜비어 사건 때에도 북한과 협상을 벌인 바 있다. 이에 북한이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의 신뢰를 얻기 위해 북한에 억류 중인 한국계 미국인 3명의 송환 문제가 거론됐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CNN도 이날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과 스웨덴이 북한에 억류된 3명의 한국계 미국인의 석방문제를 논의했다고 전했다.
이들 중 김학송과 김상덕은 외국 교원들이 다수 근무하는 평양과학기술대학에서 근무하다 지난해 '적대적 행위' 혐의로 억류됐다. 또 한 명의 수감자 김동철은 지난 2015년 간첩죄로 체포돼 수감 중이다.
스웨덴 외교부는 "양측 외교장관은 갈등을 평화적 해법으로 풀기 위해 지속해온 외교적 노력과 관련한 각종 기회와 도전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는 억류된 미국인 석방 문제와 더불어 비핵화 논의까지 이루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 외무성 북미국의 최강일 부국장 <사진=뉴시스> |
◆ 홍민 북한연구실장 "북한이 핀란드·스웨덴 통해 미국에 입장 전달"
최 부국장은 핀란드 헬싱키에서 개최되는 남북한과 미국의 1.5트랙(반관반민) 대화에 참석한다. 핀란드 외교부는 19일 "북한 외교관과 한국과 미국의 전직 관료들이 헬싱키 시내 모처에서 곧 만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대화 내용에 관해서는 설명하지 않았다.
최 부국장은 최선희 외무성 부상과 함께 대미 협상 책임자로 알려진 인물이다. 또한 이 자리에는 캐슬린 스티븐스 전 주한 미국대사 등 미국의 전직 외교관과 학계 인사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이에 어떤 대화가 이뤄질지 관심이 쏠린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최 부국장의 핀란드 방문에 대해 "1.5트랙 대화는 북한 비핵화의 조건을 얘기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며 "당국 간에 현안을 조율하는 실질적 회의보다는 원칙적인 입장을 밝히는 자리로 활용된다"고 말했다.
홍 실장은 그러면서 "북한이 핀란드나 스웨덴처럼 평화를 표명하는 유럽국가들을 통해 비핵화의 조건 등 자신의 입장을 미국에 전하는 통로로 사용하고 있다"며 "최선희 부상이 지난해 북한의 입장을 지속해서 밝힌 것처럼 최 부국장도 그 연속선상에 있다"고 분석했다.
[뉴스핌 Newspim] 장동진 기자 (jangd8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