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은빈 기자] 일본 정부가 구로다 하루히코(黒田東彦) 일본은행(BOJ) 총재를 연임시키는 내용의 인사안을 16일 국회에 제출했다. 이에 대규모 금융완화를 앞세운 '아베노믹스'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구로다 하루히코 BOJ 총재가 "금융완화정책의 출구전략을 검토할 국면은 아니다"는 견해를 분명히 했다.<사진=뉴시스> |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이날 오전에 중·참 양원의 의원 운영위원회 이사회에 이 같은 내용의 BOJ 인사안을 제출했다.
BOJ 총재의 임기는 5년으로, 구로다 총재는 오는 4월 8일 임기가 만료된다. 인사안이 국회를 통과한다면 구로다 총재의 임기는 2023년이 된다. 이 경우 구로다 총재는 야마기와 마사미치(山際正道·1956~1964 임기) 이후 57년 만에 연임에 성공한 총재가 된다.
구로다 총재는 '아베노믹스'의 주역으로 꼽힌다. 옛 대장성 출신인 구로다 총재는 2013년 3월 취임한 이후 '2년 안에 물가 상승률 2%'라는 목표를 내걸고 대담한 양적·질적 금융완화를 실시했다. 2016년엔 마이너스 금리 정책까지 도입했다.
신문은 "대규모 금융 완화를 통해 아베노믹스를 견인해 왔다는 평가를 받는다"며 "엔저나 주가 상승, 유효구인배율 등이 대폭 개선되는 등 성과를 보였다"고 전했다.
아베 신조(安倍信三) 일본 총리도 6일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구로다 총재의 정책에 대해 "시장 분위기를 바꿔나가는 힘이 됐다"며 "구로다 총재의 수완을 신뢰하고 있다"고 평했다. 신문은 다른 정부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구로다 총재는 아베노믹스의 상징이기 때문에 교체하기엔 리스크가 있다"고 전했다.
구로다 총재는 2기 임기 시작 뒤에도 금융완화 정책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 1월 금융정책결정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2% 물가상승 목표를 변경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지난 5일 의회에 출석했을 때도 구로다 총재는 "미국이나 유럽과 달리 일본은 물가 상승률 2% 목표를 절반밖에 달성하지 못했다"고 금융 완화를 이어갈 뜻을 비췄다.
다만 신문은 "미국이나 유럽은 이미 금리를 인상하는 등 정책 정상화에 나서고 있어 BOJ가 어떻게 출구전략을 세울 것인지가 관건"이라며 "마이너스 금리로 인해 은행이나 생명보험사 등 금융기관의 수익이 악화돼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 야당 내에서도 아베 정부가 대규모 금융완화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한편, 인사안에는 와카타베 마사즈미(若田部昌澄) 와세다대학교 교수와 아마미야 마사요시(雨宮正佳) BOJ 이사를 오는 3월 19일 임기가 만료되는 BOJ 부총재의 두 명의 후임으로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뉴스핌Newspim] 김은빈 기자 (kebj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