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사위 파행에 멈춘 국회…2월 임시국회도 '빈손' 되나
올림픽·남북관계·설 연휴에 정쟁만…여야 '네 탓 공방'
[뉴스핌=조현정 기자] 2월 임시국회가 중반전에 접어들었으나 여야 간 첨예한 대립이 계속되면서 난항을 이어가고 있다.
자유한국당이 더불어민주당의 권성동 법제사법위원장 공세에 맞서 상임위원회 법안 심사 전면 보이콧에 나서면서 지난 8일 예정된 상임위 법안심사소위원회가 줄줄이 파행, 여전히 헛바퀴만 돌고 있다.
특히 평창 동계올림픽이 개막하면서 국회의 관심은 평창에 집중됐다. 여기에 설 연휴도 있어 여야가 이견을 좁힐 시간이 부족하다. 20일, 28일 본회의가 예정됐지만 파행될 우려가 벌써부터 나온다.
국회 본회의. /김학선 기자 yooksa@ |
◆ '정책' 아닌 '정쟁' 이슈만 산적
국회는 현재 '정책' 아닌 '정쟁' 이슈가 대부분이다. 앞서 7일 본회의에서 평창 동계올림픽 기간 중 정쟁을 자제하자는 '평창 결의안'을 채택했지만, 유명무실하다.
한국당은 8일부터 국회 상임위 일정에 무기한 불참하기로 한 방침을 이어가고 있어 현재로써는 법안 처리에 빨간불이 들어온 상태다. 때문에 각 상임위원회 계류 법안 심의도 무기한 보류된 상황이다.
이는 지난 6일 법사위 전체 회의가 파행의 발단으로, 민주당 소속 법사위원들이 집단으로 퇴장했다. 한국당 소속 권성동 법사위원장이 강원랜드 채용 비리 수사 외압 의혹을 받고 있는데 그 혐의가 명확해질 때까지 위원장 직 사임을 요구하면서다.
권 위원장은 민주당이 유감을 표명하지 않으면 법안을 처리하지 않겠다고 맞섰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법사위원장이 대한민국 법치를 상대로 갑질을 하려 한다"며 맞불을 놨다.
◆ 아동수당법, 기초연금 개정안 등 표류
여야 대치로 일부 상임위의 가동이 멈추면서 새해 예산 집행의 근거 마련이 필요한 아동 수당법과 기초연금·장애인 연금법 개정안은 2월 국회 통과를 장담할 수 없게 됐다.
또 여야가 2월 처리에 노력하기로 약속한 물 관리 일원화법과 5·18 특별법은 물론 시·도의원 선거구획정안도 이번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개헌과 사법 개혁 등 그동안 여야가 치열하게 공방을 벌여 온 주요 쟁점 과제도 덜 부각되는 분위기다.
평창 올림픽은 북한 응원단이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경기장에서 쓴 '남자 가면'을 두고도 여당은 '트집 잡기', 야당은 '김일성 가면'이라며 서로를 향해 날을 세웠다.
특히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과 민주평화당의 창당 등 야권의 정계 개편으로 인해 정국이 어수선한 상황에서 원내 제1, 제2당의 대치 전선이 좀처럼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아 벌써부터 '빈손 국회' 우려가 나온다.
설 연휴(15~18일)도 국회에 대한 관심도를 떨어뜨린다. 나흘을 쉬게 되는 만큼 법안 심사를 위한 시간이 부족하다는 점도 2월 국회의 '생산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꼽힌다.
일각에서는 파행이 장기화될 경우 정치권에 쏟아질 따가운 질책 여론을 의식해 설을 전후해 극적인 절충점을 찾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지만, 여야 공방에 따른 비판에 대해선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평창 올림픽 기간 여야 간 정치적 공방과 갈등을 자제한다는 내용의 평창 결의안을 채택한지 하루도 지나기 전에 어겼다"며 "소모적 정쟁으로 인해 민생 법안 처리가 늦어지면 국회 차원에서의 막대한 차질과 이에 따른 국민들의 비판 여론도 거세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조현정 기자 (jhj@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