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채 스프레드 오히려 축소, 펀더멘털 '이상 무'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글로벌 주식시장이 일대 혼란을 보이는 가운데 신용시장과 상품시장이 동요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아 주목된다.
뉴욕증시의 다우존스 지수가 역대 최대 하락을 기록했지만 회사채 스프레드는 오히려 축소,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자들의 매수 열기가 꺾이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뉴욕증권거래소 트레이더 <출처=블룸버그> |
원자재 시장도 건재하기는 마찬가지. 주요 상품 가격이 보합권에서 약세 흐름을 보였을 뿐 주식과 달리 패닉 매도를 엿보기 힘들었다. 글로벌 경제 펀더멘털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가 깔린 움직임이라는 것이 월가의 해석이다.
6일(현지시각) 시장조사 업체IHS마킷에 따르면 미국 국채 대비 회사채 수익률 스프레드가 1.1%포인트로, 지난 2일 기록한 11년래 최저치인 1.08%포인트에서 소폭 오르는 데 그쳤다.
애플 주가가 연초 이후 7.5% 밀렸지만 2027년 만기 회사채의 수익률 스프레드는 오히려 연초 0.65%포인트에서 5일 0.59%포인트로 떨어졌다.
이 같은 현상은 유럽에서도 나타났다. 지난 2일 유럽 회사채 수익률 스프레드는 0.82%포인트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5일 범유럽 지수인 스톡스 유럽 600 지수가 1.6% 떨어졌지만 회사채 스프레드는 0.83%포인트로 거의 움직이지 않았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주가 폭락이 경기 침체 조짐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기 때문이라는 설명을 내놓았다.
로열 런던 애셋 매니지먼트의 이완 맥알파인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매크로 경제 펀더멘털 측면에서 경기 침체 리스크는 보이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일부 시장 전문가는 신용시장의 움직임이 혼란에 빠진 주식 투자자들에게 방향을 제시하는 셈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회사채 밸류에이션의 적정성 여부에 대한 논란은 여전하다. 신용평가사 스탠더드 앤 푸어스(S&P)는 글로벌 기업들의 과도한 레버리지에 대해 경고했다.
S&P가 평가하는 기업들 가운데 부채 비율이 500% 이상인 기업의 비중이 37%에 달한다는 지적이다.
원자재 시장도 이번 주가 폭락에 흔들리지 않았다. 블룸버그가 집계하는 상품 지수는 5일 0.1% 소폭 밀리는 데 그쳤다. 지수는 원유를 포함해 22개 주요 원자재 가격을 추종한다.
호주의 BHP 빌리턴과 중국 페트로차이나가 각각 3%와 7% 가량 떨어지는 등 관련 종목이 급락한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ANZ의 다니엘 하인스 상품 전략가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상품 시장까지 파장을 일으킬 수 있는 리스크가 잠재돼 있지만 이번 주가 매도가 펀더멘털에 근거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