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 금리 상승 이외에 뉴욕증시 소재 섹터 및 유가 강세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선진국 국채에 이어 주식과 원자재, 외환까지 자산시장이 일제히 인플레이션 영향권에 흡수됐다.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인플레이션이 올해 상승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면서 투자자들 사이에 채권을 매도하는 한편 주식시장의 경기 민감주를 매입하는 움직임이 두드러진다.
월가 트레이더들 <출처=블룸버그> |
31일(현지시각) 장중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2.727%로 강보합을 보인 가운데 독일과 스페인, 영국 등 유럽 주요국 10년물 수익률이 일제히 상승 흐름을 탔다.
상황은 회사채 시장도 마찬가지다. 미국 투자등급 회사채 수익률은 3.44%로, 지난해 9월 초 3.05%에서 상당폭 뛰었다.
미국이 완전 고용에 근접한 데 이어 임금 상승이 본격화되기 시작한 데다 트럼프 행정부의 법인세 인하가 글로벌 경제 성장과 물가 상승을 부추길 것이라는 전망이 채권 투자 매력을 떨어뜨리고 있다.
주식시장에서도 투자자들의 인플레이션 상승 베팅이 포착됐다. 뉴욕증시의 에너지 섹터는 올 들어 4% 이상 상승했다.
지난해 S&P500 지수가 약 20%에 달하는 랠리를 펼치는 사이 4% 하락했던 것과 커다란 대조를 이루는 모습이다.
광산주를 중심으로 경기 민감주에 해당하는 소재 섹터 역시 올들어 4% 오름세를 보였다. 특히 US스틸이 연초 이후 12% 랠리했다.
금융 섹터 역시 같은 기간 7% 가까이 급등, 투자자들이 인플레이션 상승에 따른 금리인상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모습이 확인됐다.
원자재 시장에서는 유가가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를 강하게 반영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국제 벤치마크인 브렌트유가 50% 가까이 급등했고, 미국 벤치마크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역시 같은 보폭으로 뛰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연장 합의 이외에 글로벌 경기 호조와 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가 유가를 끌어올렸다는 분석이다.
달러화가 연초 이후 3% 떨어지며 원자재 가격 상승을 부추긴 것도 인플레이션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스테이트 스트리트 글로벌 어드바이저스의 마이클 아론 최고투자전략가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와 인터뷰에서 “경기 상승사이클의 후반부에 강세를 보이는 섹터가 상승 모멘텀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루트홀드 그룹의 짐 폴슨 최고투자전략가는 “채권을 필두로 금융시장 전반의 움직임이 인플레이션 상승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