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민지현 기자] 올해 인플레이션 가속화가 예상되면서 쿠폰금리가 낮은 장기채권에 투자한 사람들은 힘든 한 해를 보낼 것으로 전망된다. 전반적인 세계 경제의 회복세가 가속화되고, 국제유가 상승 및 미국의 감세 정책으로 경기가 호황을 보여 인플레이션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흐름이 채권시장에는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25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는 보도했다.
<사진=블룸버그> |
모간스탠리의 처탄 아햐 아시아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을 비롯한 선진국의 평균 인플레이션은 2015년 말 장기 평균보다 1% 가량 낮았다”며 “하지만 지난해 말 그 격차는 0.1%로 줄어들었고, 올해 세계 인플레이션은 장기 평균 이자율보다 0.3%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
피터 부크바 블리클리 투자자문 그룹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인플레이션 위험이 과소평가 돼있다”며 "일반적인 합의안은 인플레이션이 없고 낮은 금리를 유지하는 것이다. 그러나 시장은 아직 이러한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말했다.
높은 인플레이션은 단기적으로 보면 주식시장에 호재일 수 있지만, 임금이 광범위하게 오른다면 기업 이익에는 위협이 될 수 있다. 또한 금융시장의 더 큰 위험 요인은 인플레이션이 이자율과 채권수익률에 가져올 충격이다. 중앙은행은 통화정책을 더욱 빠르게 정상화시키려 할 것이고, 시장은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충격을 받을 것이다. 또한 회사채 시장에서도 여파가 크게 나타날 것이다 라고 FT는 전했다.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미국 인플레이션은 1.8%로 집계되며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2% 목표치를 밑돌았다. 유로존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0.9%를 밑돌고 있다. 핌코의 미히르우라 자산배분 부문 CIO는 올해 미국의 인플레이션은 2.2%일 것“이라며 ”시장에 의해서 흡수될 완만한 상승률“이라고 언급했다. 다만 그는 인플레이션이 더 상승할 가능성을 인정했다.
인플레이션 상승에 대비해 채권 투자자들은 포트폴리오를 조정하고 있다. 인플레이션 위험이 헤지된 채권 펀드에 자금이 몰리는 것이 그 예다.
연준이 금리를 올해 세 번 올릴 확률은 50%를 넘어섰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이자율 변화에 따른 채권가격의 민감도인 ‘듀레이션’에 대한 노출 정도를 줄이고 있다.
GAM(글로벌 에셋 매니지먼트)의 투자 관리자인 잭 플래허티는 채권 투자자들의 환경이 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선진국에서 인플레이션은 바닥을 쳤다”며 “경기 순환을 감안하면 물가가 마침내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Newspim] 민지현 기자( jihyeonm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