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PS 펀드로 11주 연속 자금 순유입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경기 호조에 인플레이션 상승 경계감이 펀드 유동성을 쥐락펴락하고 있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미국과 유럽의 물가 상승을 경고하는 목소리가 번진 가운데 펀드 투자자들은 인플레이션 연계 채권(TIPS)을 적극 매입, 리스크 관리에 잰걸음을 하고 있다.
달러화 <사진=블룸버그> |
5일(현지시각) 시장조사 업체 EPFR 글로벌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한 주 사이 TIPS 관련 펀드로 7억4300만달러의 자금이 신규 유입됐다.
이에 따라 해당 펀드는 11주 연속 자금 순유입을 기록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경기 부양이 물가 상승을 부추길 것이라는 기대가 고조됐던 2017년 초 이후 최장기 기록이다.
미국과 유럽, 일본 등 주요국의 제조업 경기가 훈풍을 내면서 전세계 경제 성장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진 데 따른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지역별로는 미국 TIPS 투자에 집중하는 상품에 지난주 6억1800만달러의 자금이 유입돼 지난해 2월 이후 주간 기준 최대 기록을 세웠다.
고용이 지속적으로 호조를 이루는 데다 트럼프 행정부의 세제개혁이 민간 소비와 기업 투자를 부추길 것이라는 기대가 인플레이션 상승에 대한 경계감을 자극하고 있다.
블릭클리 파이낸셜 그룹의 피터 부크바 최고투자책임자는 파이낸셜타임즈(FT)와 인터뷰에서 “올해 가장 저평가된 리스크 요인은 인플레이션”이라며 “투자자들이 외면한 사이 물가 상승 압력이 크게 고조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유가 상승도 물가를 끌어올릴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브렌트유가 배럴당 70달러 선에 육박했고,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역시 60달러 선에서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한편 TIPS 펀드와 동시에 미국 채권펀드 역시 같은 기간 47억달러의 자금을 흡수, 인플레이션 헤지가 아직 증시 전반에 확산되지 않은 정황을 반영했다.
물가가 상승할 경우 채권 만기 수익률이 떨어지기 때문에 가격 하락 압박이 발생한다. 상당수의 투자자들이 여전히 물가 상승 가능성을 과소평가 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 밖에 미국 주식펀드에서는 100억달러 이상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신흥국을 중심으로 해외 주식 분산 투자가 지난해에 이어 지속된 셈이다.
다만, 금융주 투자에 집중하는 펀드에는 같은 기간 6억9200만달러의 자금이 유입, 2주 연속 ‘사’'를 나타냈다.
트럼프 행정부의 법인세 인하에 따른 기대가 상대적으로 클 것이라는 기대가 배경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