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라 "아이폰X 기댄 애플 주가 상승 막바지"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애플에 이례적인 투자의견 하향이 제시됐다.
애플의 밸류에이션이 높은 데다 주력 상품인 아이폰의 사이클이 정점을 지나고 있어 비중 조절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애플 <사진=블룸버그> |
이와 함께 펀드매니저의 IT 섹터 ‘비중확대’ 포지션이 장기 평균치 수준으로 후퇴, 투자자들 사이에 이른바 FAANG(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넷플릭스, 구글 모기업 알파벳)에 대한 경계감이 확인됐다.
19일(현지시각) 노무라는 투자 보고서를 내고 애플의 투자의견을 종전 ‘매수’에서 ‘보유’로 낮춰 잡았다.
노무라의 제프리 크발 애널리스트는 보고서에서 “아이폰X의 슈퍼사이클을 빌미로 한 애플 주가 상승 탄력이 막바지로 접어들었다”며 “판매 증가 속도가 이미 주가 밸류에이션에 온전하게 반영된 상태”라고 판단했다.
애플은 연초 이후 무려 52% 폭등했다. 이는 같은 기간 S&P500 지수의 상승률인 20%를 두 배 이상 앞지르는 수치다.
노무라에 따르면 애플은 2018년 예상 실적을 기준으로 15배의 밸류에이션에 거래되고 있다. 과거 아이폰6의 사이클이 예상 실적을 기준으로 15배에서 정점을 찍은 뒤 9배까지 밀린 점을 감안할 때 이번에도 조정이 임박했다는 계산이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노무라는 애플의 목표주가 역시 종전 185달러에서 175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18일 종가 기준 1% 가량 하락 리스크가 잠재돼 있다는 의미다.
한편 시장조사 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월가의 38개 투자은행(IB)이 애플을 분석 대상 종목에 편입했고, 이 가운데 31개 IB가 매수 투자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노무라를 포함한 7개 IB가 보유 의견을 내놓았고, 매도 의견은 전무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와 별도로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메릴린치의 조사에 따르면 월가 펀드매니저들의 IT 섹터 ‘비중확대’ 포지션이 최근 24%로 후퇴했다.
이는 3년6개월래 최저치로, 투자자들의 IT 종목 비중 확대가 장기 평균치 수준으로 복귀한 셈이다.
이날 블룸버그에 따르면 IT 섹터는 글로벌 증시에서 올해 최고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MSCI 월드 IT 지수는 연초 이후 39% 급등해 MSCI 월드 지수의 상승률 20%보다 두 배 가까이 높은 성적을 거뒀다.
블룸버그는 IT 종목이 연중 기록적인 강세를 보인 만큼 차익실현 매도에 따른 조정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