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ECB 테이퍼링 파장 우려, 1월과 9월 주시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유로존 국채 수익률이 유럽중앙은행(ECB)의 자산 매입 축소 결정에도 안정적인 추이를 유지하고 있지만 2018년 급등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중앙은행의 유동성 공급에 시장 질서가 왜곡됐고, 이에 따라 갑작스러운 시장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런던 트레이더들 <출처=블룸버그> |
독일을 필두로 유로존 주요국의 국채 수익률은 바닥권에 머물고 있다. 유럽 신용시장이 훈풍을 내는 것은 이와 무관하지 않다.
ECB가 지극히 점진적인 속도로 자산 매입을 축소하기로 하면서 투자심리와 함께 시장 지표의 안정이 유지되고 있지만 충격 리스크가 없지 않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얘기다.
도이체방크의 짐 라이드 글로벌 신용 전략 헤드는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자산 매입 축소가 이미 시장 가격에 반영됐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지만 중앙은행의 영향력이 절대적인 상황에 이를 정확히 반영한다는 것은 생각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ECB가 회원국 국채 및 회사채 매입을 통해 금융시장에 공급한 자금은 2조5500억유로(3조달러)에 달한다. 정책자들은 천문학적인 유동성 공급으로 지난 2011년과 2012년 부채 위기와 디플레이션 리스크를 모면했다.
올해 유로존 경제가 10년래 최대 성장을 이룬 한편 디플레이션 위기에서 벗어난 것으로 진단되면서 ECB는 내년 1월부터 자산 매입 규모를 현행 월 600억유로에서 300억유로로 축소할 계획이다.
자산 규모 3억6500만달러의 헤지펀드 업체 하이더 캐피탈 매니지먼트의 사이드 하이더 대표는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ECB는 하루 평균 25억유로 규모로 국채를 사들이고 있다”며 “1월부터 국채 매입은 10억유로로 급감하게 되며, 이에 따른 충격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국채 수익률은 공급 부족과 ECB의 공격적인 매입으로 대폭 하락했고, 수익률을 누르고 있던 요인이 1월 반전을 이루면서 2016년 말과 같은 시장 혼란이 발생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알리안츠번스타인의 존 테일러 채권 포트폴리오 매니저도 “내년 초부터 유로존 금리 상승이 확실시된다”며 “연초부터 국채시장의 변동성이 상승하기 시작한 뒤 9월 ECB의 자산 매입이 종료될 때 커다란 충격이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자산 매입 종료에 따른 투자 심리 불안과 함께 2019년 가파른 금리 상승에 대한 전망이 맞물리면서 내년 4분기 시장 금리를 끌어올릴 것이라는 예상이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