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보다 빠른 회복세 속에서도 완화적 여건 유지
"필요 시 자산 매입으로 대응 준비 됐다"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유럽중앙은행(ECB)이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경제 성장이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진행될 것으로 전망했다. 경제 회복세 속에서도 현재의 초저금리를 유지하며 완화적인 환경을 이어갈 방침인 ECB는 경제 전망이 안 좋아질 경우 자산매입 프로그램의 기간이나 규모를 늘릴 수 있다며 금융 시장을 안심시켰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사진=AP/뉴시스> |
14일(현지시간) ECB는 올해 경제성장률을 2.2%에서 2.4%로 상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내년 성장률 예상치도 1.8%에서 2.3%로 높아졌고 2019년 전망치도 1.7%에서 1.9%로 올랐다. 이날 처음으로 공개한 2020년 성장률 전망치는 1.7%로 제시됐다.
실업률 전망치는 올해 9.1%로 유지됐으며 내년과 2019년 실업률 예상치는 각각 8.6%에서 8.4%, 8.1%에서 7.8%로 낮아졌다. 2020년 실업률은 7.3%로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날 통화정책회의 후 기자회견을 한 드라기 총재는 "우리의 전망을 포함해 발표되는 정보는 경제 확장의 강한 속도와 성장 전망의 상당한 개선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물가상승률은 올해 1.5%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고 내년에도 1.4%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지만 9월 내놓은 1.2%의 예상치보다는 높아졌다. 2019년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1.5%로 유지됐으며 2020년 예상치는 1.7%로 제시됐다.
물가가 향후 3년간 ECB의 목표치인 2%에 도달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에도 ECB는 디플레이션 위험은 사라졌다고 판단했다. 드라기 총재는 "우리는 디플레이션 위험이 사라졌다고 안전하게 말할 수 있다"면서 "0.5~0.6%의 낮은 인플레이션 가능성도 분명히 사라졌다"고 말했다.
이날 ECB는 기준금리인 리파이낸싱 금리를 0.00%로 유지했다. 한계대출금리는 0.25%, 예치금 금리는 마이너스(-)0.40%로 동결됐다. ECB는 오는 1월부터 자산매입 규모를 현재 월 600억 유로에서 300억 유로로 줄이기로 했다.
ECB는 자산매입프로그램이 끝나더라도 현 수준의 초저금리가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드라기 총재는 "금리에 대한 공식 가이던스는 변하지 않았다"면서 "자산매입도 월 300억 유로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자산매입 기간 이후에도 상당 기간 금리가 현 수준에서 유지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덧붙였다.
ECB는 자산매입 프로그램을 갑작스럽게 종료하는 일이 없을 것이라며 상황이 변하면 자산매입을 다시 늘릴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드라기 총재는 "전망이 덜 우호적으로 변하거나 금융 여건이 인플레이션의 지속 가능한 경로를 향한 진행과 일치하지 않으면 자산매입 프로그램의 규모나 기간을 확대할 준비가 됐다"고 했다.
[뉴스핌 Newspim] 김민정 특파원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