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후 구조조정·사업장 전환배치 등 효율화 나서
내부 및 계열사간 시너지 사업 지속 발굴 계획
[뉴스핌=최주은 기자] “그룹에서 회사 매각 방침을 거둬들였고 지금부터는 탄탄하게 성장할 일만 남았어요. 펀터멘탈 개선을 목표로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서상훈 대경기계기술 대표는 회사 매각 관련 이슈가 마무리된 데 대해 “그 동안 회사가 어려웠지만 올해와 내년 도약의 해가 될 것”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서 대표가 대경기계에 부임한 것은 지난 3월. 석달가량 업무를 파악하고 6월부터 본격적으로 효율화 작업에 착수했다. 우선 경쟁사 대비 인당 생산성이 크게 떨어진다고 판단한 서 대표는 구조조정을 결정했다. 지난해 기준 470명 수준이었던 직원을 올해 270명 수준으로 줄였다. 여기에는 희망퇴직, 자연퇴사, 일부는 권고사직이 있기도 했다. 이를 통해 연간 인당 매출액이 4억1200만원에서 6억200만원으로 개선됐다. 또 연간 100억원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됐다고 서 대표는 전했다.
공장 규모도 줄였다. 대경기계는 서울 1곳, 울산 4곳, 여수 1곳의 공장을 운영 중이었다. 서 대표는 임차해 있던 울산 1개 공장을 정리하고 서울 공장은 규모를 줄였다.
울산과 여수에 흩어진 사업장 전환 배치도 단행했다. 대경기계는 화공과 에너지 부문 사업을 하고 있다. 울산 두 곳에서 화공, 또 한 곳에서 화공과 에너지, 남은 한 곳에선 에너지 사업을 해오고 있었다. 여수공장에선 화공 파트를 담당하는 등 사업장별로 업무가 혼재됐다. 서 대표는 이를 여수와 울산 1개 공장을 맞바꿔 울산에선 화공 부문만, 여수에선 에너지 부문만 담당할 수 있도록 공장을 재배치했다.
그는 “직원들이 회사를 살리자는 의지가 강해 상당 부분 희생해가며 구조조정이 큰 무리 없이 끝났다”며 “공장 전환 배치는 공장별 업무가 혼재돼 있어 인력이나 물류관리 측면에서 시너지가 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 단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서상훈 대경기계기술 대표 /김학선 기자 yooksa@ |
서 대표는 최근 유상증자로 운영자금이 마련되면 신규 수주가 빠르게 늘어나 회사 정상화에도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했다.
서 대표에 따르면 신규 수주를 하려면 금융권에 조선사의 RG(선수금환급보증 Refund Guarantee)와 비슷한 개념의 현금을 예탁해야 한다. 발주처에 보증서를 끊어줘야 하는데 예전엔 금융권에 보증 수수료만 내면 됐던 것을 최근에는 업황이 좋지 않다보니 보증서 총 금액에 해당하는 현금을 맡겨야 보증서를 발급해준다. 보증수수료 1.5~2%만 내던 것에 비하면 새로운 사업을 하기 위해 수주금액의 20~30% 수준의 자금이 우선 필요하게 된 것이다.
서 대표는 “결과적으로 공정이 거의 끝나야 대금을 회수할 수 있는 구조”라며 “경기가 좋을 때에는 수수료만 내고 이익은 이익대로 거두는 선순환이 됐었는데 지금은 수주를 위해 현금을 예탁해야 하니 업황은 좋지 않고 대금 회수는 늦어지는 악순환 반복으로 업체들이 이중고를 겪는다”고 안타까워했다. 다만 그는 “그동안 대경기계는 자금이 없어 신규 수주 여건 자체가 안됐는데 이번 자금 수혈로 신규 수주가 큰 폭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회사 정상화 후 재매각설에 대해선 “그럴일 없다”고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그는 “산업 업황상 지금이 바닥이며 향후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매각 철회에 상당 부분 영향을 끼쳤다”고 답했다.
서 대표는 내부에서 할 수 있는 사업 다각화 해법을 제시하겠다고 했다. 또 그룹에선 계열사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사업과 비전을 꾸준히 제시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회사가 질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제 임무”라며 “주가 상승을 위한 인위적인 부양은 없으며 중기적으로 펀더멘탈 개선에 주력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최주은 기자 (jun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