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오전 10시30분 서울중앙지법서 영장실질심사
[뉴스핌=김범준 기자] 홈쇼핑업체를 압박해 총 4억8000만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전병헌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다시 한번 구속 기로에 놓였다. 전 전 수석의 '운명'은 오는 12일께 결정될 전망이다.
권순호 부장판사 [뉴스핌DB] |
11일 법원 등에 따르면 전 전 수석의 두번째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12일 오전 10시30분 서울중앙지방법원 권순호 영장전담판사의 심리로 진행된다. 지난달 24일 첫 영장심사 이후 18일 만이다.
통상 영장심사 진행에 비춰볼 때 전 전 수석의 구속 여부는 이날 늦은 밤 또는 다음 날 새벽께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한 지방 검찰청 검사는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재만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 안봉근 전 청와대 국정홍보비서관에 대해 구속이 어려울 것이라는 당시 예상과 달리 모두 '재수' 끝에 구속했다"면서 "전 전 수석 역시 지난달 처음 구속영장이 청구됐을 때와는 (상황이) 다르다"고 전했다.
검찰의 추가 수사를 통해 전 전 수석의 혐의가 더욱 드러난 만큼 검찰 내부에서 구속을 확신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검찰에 따르면 전 전 수석이 사실상 지배했다고 알려진 한국e스포츠협회는 지난 2013년 GS홈쇼핑으로부터 1억5000만원을, 2015년에는 롯데홈쇼핑으로부터 3억3000만원의 후원금을 받았다.
당시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의원이었던 전 전 수석과 그의 보좌관 윤모씨 등은 홈쇼핑 재승인 여부를 두고 직무상 지위를 남용해 후원금을 부당하게 요구한 혐의(특가법상 제3자 뇌물수수 및 형법상 뇌물수수)를 받는다.
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 /김학선 기자 yooksa@ |
이로 인해 윤씨와 e스포츠협회 사무총장 조모씨 등은 구속됐지만, 전 전 수석은 '피의자의 범행관여 여부와 범위에 관해 다툴 여지가 있다'는 이유로 구속영장이 한차례 기각됐다.
하지만, 검찰은 이후 추가 조사를 통해 윤씨로부터 "미래부에 롯데홈쇼핑 재승인 문제를 제기하고 GS홈쇼핑사에 대한 부정적인 보도자료를 내며 두 회사를 압박한 뒤 돈을 받는 과정을 모두 전 전 수석에게 보고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최근 알려졌다.
협회 임직원들 역시 윤씨의 지시는 전 전 수석의 뜻과 다름없기 때문에 따랐다고 말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뿐만 아니라 전 전 수석이 청와대 정무수석 재직 당시 7월28일 기획재정부 예산 담당자에게 전화를 걸어 e스포츠협회가 주관하는 PC방 지원 사업에 20억원의 신규 예산 배정을 강하게 요구한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도 새롭게 추가됐다.
기재부 관계자는 검찰 조사에서 "당시 정부 예산안이 내부적으로 이미 마련돼 새 사업 지원을 할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전 전 수석의 요구를 거부하기 어려웠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신업 변호사(전 대한변호사협회 공보이사)는 "구속영장 발부 판단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범죄의 소명정도다"라면서 "(전 전 수석에 대해) 새로운 혐의가 드러나고 검찰이 혐의 소명에 나름 자신있으니까 영장을 재청구한 것이라 볼 수 있다"고 해석했다.
검찰의 보강수사 끝에 영장이 발부된 사례는 적지 않다.
이재용 부회장은 삼성그룹 승계 현안을 두고 한국승마협회와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미르·K스포츠재단을 통해 박근혜(65·구속기소) 전 대통령에게 뇌물을 공여한 혐의로 지난 1~2월 두 차례에 걸쳐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의해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지난 2월16일 두번째 영장심사를 받고 다음 날인 17일 구속됐다.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건 수사 과정에서 '문고리 3인방' 중 정호성(1심 징역 1년6월)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을 제외하고 이 전 비서관과 안 전 비서관은 검찰의 칼끝을 피해가는 듯 했지만, 국가정보원의 특수활동비를 상납받은 혐의가 새롭게 포착되면서 결국 지난달 3일 구속됐다.
[뉴스핌 Newspim] 김범준 기자 (nun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