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기락 기자] 롯데홈쇼핑으로부터 뇌물수수 혐의 등을 받고 있는 전병헌 전 청와대 정무수석에 대한 구속영장이 25일 새벽 기각됐다. 검찰에 혐의 입증 부족과 무리한 구속영장 청구란 지적이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법 강부영 영장전담판사는 이날 “피의자의 범행관여 여부와 범위에 관하여 다툴 여지가 있다”며 영장 기각 사유를 밝혔다.
강 판사는 “자료가 대부분 수집된 것으로 보이고 관련자들이 구속되어 진술조작 등 증거인멸의 가능성이 낮은 점, 피의자가 도망할 염려가 크지 않은 점 등을 종합할 때 구속의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검찰에 따르면 전 전 수석은 지난 2015년 7월 재승인 인가를 앞두고 있던 롯데홈쇼핑이 자신이 명예회장으로 있던 한국 e스포츠협회에 3억원대 후원금을 내도록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전 전 수석은 롯데가 발행한 수백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자신의 가족이 사용하게 하도록 한 혐의도 있다. 이 무렵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위원으로도 활동, 롯데홈쇼핑 사업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준 게 아니냐는 게 검찰 시각이었다.
롯데홈쇼핑에게서 수억 원대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는 전병헌 전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이 2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이형석 기자 leehs@ |
이에 검찰은 지난 22일 전 전 수석에 대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제3자뇌물수수, 뇌물수수, 업무상 횡령 등 혐의를 적용해 전 전 수석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전 전 수석의 구속영장이 기각된 결정적 이유는 검찰의 혐의 입증이 부족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관련 혐의로 전 전 수석의 전 보좌진 3명과 한국e스포츠협회 조모 사무총장 등 4명이 구속됐으나 이 과정에서 전 수석의 개입이 명확하지 않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전 전 수석은 불법 행위에 관여한 바 없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그동안 조사 계획에 신중한 모습을 보인 검찰이 소환 방침을 정하자 전 전 수석은 정무수석직에서 물러나면서까지 결백을 강조해왔다.
전 전 수석은 구속영장실질심사에 앞서 “검찰에서 충분히 소명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상황까지 온 것은 사실 납득하기 어렵다”며 “영장심사에서 최선을 다해 소명하고 오해가 풀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검찰은 전 전 수석 영장 기각 직후, “기각 사유를 납득하기 어렵다. 보강 수사하여 재청구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같은 혐의로 구속영장을 다시 청구할 수 없는 탓에 검찰은 전 전 수석의 새로운 혐의를 찾아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됐다.
검찰이 전 전 수석의 새 혐의를 찾지 못할 경우, 청와대와 정치권 등으로부터 상당한 후폭풍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뉴스핌 Newspim] 김기락 기자 (people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