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기락 기자] 롯데홈쇼핑으로부터 뇌물수수 의혹을 받아온 전 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이 한차례 구속영장이 기각됐으나, 또 다시 구속 기로에 놓이게 됐다.
서울중앙지검은 8일 전 전 수석에 대해 특가법상뇌물, 형법상 뇌물수수, 업무상횡령,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재청구한다고 밝혔다. 이날 영장 재청구는 지난달 25일 영장 기각 뒤, 13일만이다.
검찰에 따르면 전 전 수석은 2015년 7월 자신이 명예회장으로 있던 e스포츠협회에 롯데홈쇼핑이 약 3억3000만원의 후원금을 내도록 한 혐의(제3자 뇌물수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 후원금이 당시 롯데홈쇼핑의 방송 재승인 문제와 관련해 전 전 수석이 영향력을 행사한 대가로 보고 있다.
검찰은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은 기각했다.
전 전 수석 영장을 기각한 서울중앙지법 강부영 영장전담판사는 “자료가 대부분 수집된 것으로 보이고 관련자들이 구속되어 진술조작 등 증거인멸의 가능성이 낮은 점, 피의자가 도망할 염려가 크지 않은 점 등을 종합할 때 구속의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에 검찰도 “기각 사유를 납득하기 어렵다. 보강 수사하여 재청구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받아쳤다.
롯데홈쇼핑에게서 수억 원대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는 전병헌 전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이 2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이형석 기자 leehs@ |
검찰은 롯데홈쇼핑 외에 GS홈쇼핑 압수수색 등 보강 수사에 나섰다. GS홈쇼핑이 지난 2013년 e스포츠협회에 약 1억5000만원의 후원금을 낸 경위에 대해 집중 수사한 것이다.
당시 국회의원이었던 전 전 수석은 GS홈쇼핑 허태수 대표를 국정감사 증인으로 신청했다가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 전 수석은 이와 함께 롯데가 발행한 수백만원 상당 상품권을 자신의 가족이 사용하게 하도록 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협회가 전 전 수석 비서와 인턴 등에게 월급을 지급한 과정도 전 전 수석의 영향력 아래 이뤄졌다고 보고 있다.
또 청와대 근무 시절 기획재정부에 압력을 넣어 e스포츠협회 예산 20억원을 증액하도록 압박했다는 의혹도 있다.
전 전 정무수석은 영장 기각 뒤, 지난 4일 오후 2시 서울중앙지검에 출석, 다시 조사를 받았다.
전 전 정무수석은 “e스포츠 산업 분야는 우리나라가 경쟁력 갖는 몇 안되는 산업 중 하나다. 오래 전부터 정부의 관심과 지원을 촉구했다”며 “최근 중국이 이 분야에서 턱 밑까지 쫓아온 상황에서 정부 지원과 관심이 필요하다는 것과 같은 종합적 판단을 갖고 (e스포츠와 관련해) 상식적으로 조언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GS홈쇼핑과 롯데홈쇼핑에게 기부금이나 후원금을 요청한 의혹에 대해서는 “저와는 상관없는 일이고 모르는 일”이라고 부인했다.
[뉴스핌 Newspim] 김기락 기자 (people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