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까지 성장세…2016년 잇단 논란에 타격
민간 운영 가족제대혈, 전체 보관 제대혈의 90%
최소 백만원서 최대 사백만원대 비용 지불해야
[뉴스핌=박미리 기자] 제대혈은행은 최근 배우 김태희·가수 비 부부가 출산 후 딸의 제대혈을 보관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화제가 됐다.
제대혈은 태아에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하는 탯줄에 있는 혈액이다. 적혈구, 백혈구, 혈소판 등을 만드는 조혈모세포와 연골, 뼈 등을 만드는 줄기세포가 들어 있어 백혈병, 재생불량성 빈혈, 뇌신경질환 등의 치료에 쓰인다.
국내 제대혈은행 시장은 2015년까지 지속 확대됐지만, 잇단 송사로 이미지가 실추돼 지난해 도로 쪼그라들었다.
14일 보건복지부 및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제대혈 누적 보관건수는 54만3258건으로 전년 59만6396건보다 9% 줄었다. 2010년(35만1500건)부터 2015년까지 꾸준히 이어지던 성장세가 지난해 크게 꺾인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2015년 말부터 제대혈 활용을 둘러싼 논란이 일면서 모든 업체들이 타격을 입었었다"며 "하지만 올해 잇달아 법적 소송에서 승소하고, 실제 사용 사례들이 늘어나면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제대혈은행에는 대부분 가족제대혈이 보관돼있다.(지난해 49만1967건) 제대혈은 크게 기증제대혈과 가족제대혈로 나뉜다. 이중 가족제대혈은 민간 제대혈은행에 비용을 지불하고 제대혈을 보관하는 대가로 배타적 사용권이 주어진다.
부모들이 적잖은 비용을 내고 자녀의 제대혈을 제대혈은행(가족제대혈)에 보관하는 것은 이 이유에서다. 가족에만 권리가 있어 향후 가족 내 제대혈 이식이 필요한 질병이 발생했을 때, 즉시 제대혈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에서 보건복지부 장관의 허가를 받아 운영 중인 제대혈은행 17곳 중 가족제대혈을 취급하는 곳은 13곳이다. 여기에는 가족제대혈과 기증제대혈을 동시에 취급하는 제대혈은행 5곳도 포함돼있다. 이외 기증제대혈만 취급하는 곳은 4곳이다.
가족제대혈은행 1위는 메디포스트의 셀트리이며, 지난해 가족제대혈 시장에서 점유율이 42.8%(보관건수 21만697건)에 달했다. 이어 세원셀론텍 베이비셀 16.2%(7만9899건), 차바이오텍 아이코드 13.6%(6만6948건), 라이프코드 엘씨바이오 8.6%(4만2078건) 등의 순이다.
다만 이들 제대혈은행에 제대혈을 보관하려면 적게는 백만원대, 많게는 사백만원대의 비용을 내야한다는 부담이 있다. 보관기간별 비용은 상위 4개사를 기준으로 15년 135~136만원, 20년 160~185만원, 30년 200~265만원, 평생 380~400만원으로 나타났다.
특히 일부 업체들은 보관기간이 같은 상품도 제대혈 보관탱크의 밀폐도와 온도에 따라 상품 등급을 기본형, 안심형, 프리미엄형 등으로 다시 나눠 가격을 더욱 세분화하기도 했다.
이렇게 상품에 가입하면 관련법 에 따라 제대혈에 대한 세포수, 세포 생존도, 미생물 배양, 면역 및 바이러스 검사 등 다양한 사전검사가 진행된다. 이후 제대혈은 가공을 거쳐 영하 196도의 질소탱크에 가입한 기간만큼 보관되고, 치료가 필요할 때 쓰인다.
한편 기증제대혈은행은 서울시제대혈은행이 4.8%(보관건수 2만5988건)으로 업계 1위다. 이어 메디포스트의 셀트리 1.5%(8304건), 차병원기증제대혈은행 2.4%(7331건) 등이 뒤따랐다.
제대혈은행 저장소<사진=메디포스트> |
[뉴스핌 Newspim] 박미리 기자 (milpar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