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野 '협력하자' 특히 좋았다"…정우택 "오늘은 기분 좋은 날"
[뉴스핌=이윤애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을 계기로 경색된 여야 관계에 모처럼 훈풍이 불고 있다. 여야가 한 목소리로 굳건한 한미동맹을 재확인했다고 평가하는 등 모처럼 화해무드가 조성되고 있다. 내년도 예산안 심사와 법률안 심의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지 기대가 높아졌다.
8일 오후 트럼프 연설 직후 열린 정세균 국회의장과 4당 원내대표회동에서는 평소와 달리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국빈 방문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연설을 마친뒤 정세균 국회의장과 악수를 하고 있다. 미국 대통령의 국회연설은 1993년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이후 24년 만이다. /사진공동취재단 |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의 정우택 원내대표는 모두발언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국회 방문이 성공적으로 잘 끝나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며 "의장님과 트럼프 대통령이 사진 찍을 때 트럼프 대통령이 빅스마일로 의장님과 손잡는 모습을 보고, 한미동맹 관계가 이번 방한을 계기로 더욱 돈독히 됐구나 말씀을 드린다"고 긍정 평가했다.
이어 "오늘은 좀 기분이 좋은 날"이라며 "여러 상황에서 봤을 때 오늘 뭔가 합의가 잘 될 것 같다"고 내다봤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오늘 24년 만에 미국 정상께서 오셔서 국회 연설을 했다"며 "특히나 좋았던 거는 야당에서도 정쟁을 중단하고 협력하자고 말씀했던 것"이라고 화답했다.
8일 오후 국회의장-4당 원내대표 회동에서는 모처럼 화이애애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왼쪽부터)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정세균 의장,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주호영 바른정당 원내대표.<사진=뉴시스> |
한국당은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에 맞춰 그간의 경색된 분위기를 풀고 여당을 향해 먼저 손을 내밀었다.
홍준표 대표는 공개발언을 통해 당분간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비판을 자제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히고, 트럼프의 국회 방문에 맞춰서 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문화진흥회 보궐이사 선임 강행에 반발하며 입었던 검은색 상복을 벗고, 근조 리본도 뺐다.
홍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초선의원 연석회의에서 "대통령이 외교할 때는 비난하지 않는 것이 관례"라며 "대통령 해외 순방 기간중에는 대통령에 대한 공격을 조금 유보했다가 돌아오면 하겠다"고 언급했다.
이날부터 7박8일 일정으로 인도네시아 국빈방문과 베트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필리핀 아세안(ASEAN, 동남아시아국가연합)+3 정상회의 등에 참석하기 위해 동남아시아 순방길에 오른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비판을 자제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또 홍 대표는 지난 6일에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에서 "안보에는 여야가 따로 없다. 내일부터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방한한 기간 동안에는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공격이나 비판을 자제하겠다"고 말했다고 강효상 대변인이 브리핑을 통해서 전했다.
정부의 내년도 예산안에서 17만4000명 증원과 관련 5년간 투입될 재원 전망 등을 치열한 공방을 벌여온 여야가 이날 회동에서 어떤 결과를 도출할지 주목된다.
[뉴스핌 Newspim] 이윤애 기자(yuny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