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출범 예정, 100일간 현안 논의
단말기 완전자급제·보편요금제 ‘쟁점’
업계 “기업 목소리 경청, 반영해야”
[뉴스핌=정광연 기자] 통신비 인하 추가 방안을 논의할 사회적 논의기구 출범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통신 서비스와 단말기 판매를 분리하는 단말기 완전자급제와 2만원대 요금으로 데이터 1㎇를 제공하는 보편요금제 도입 여부가 관심사다. 통신 시장 전반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만큼 기업 입장을 제대로 반영하는 중립성 확보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통신비 인하 정책 논의를 위한 사회적 논의기구가 이달 출범한다.
정부부처는 총리실, 기획재정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방송통신위원회, 산업통상자원부 등 5곳이 참여한다. 기업은 이통3사와 삼성전자, LG전자가 포함된다. 이외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 등 중소사업자 대표와 시민단체, 전문가 등 15~20여명으로 구성돼 100일간 활동한다.
사회적 논의기구에서 다뤄질 대표적인 현안은 단말기 완전자급제와 보편요금제다.
우선 단말기 완전자급제는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권에서 강력하게 도입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 국정감사에서도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과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완전자급제 도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통신 서비스와 단말기 판매를 분리해 서비스 경쟁을 통한 가격 인하를 유도하겠다는 것이 주요 골자다. 두 의원 모두 완전자급제 도입을 위한 법안을 발의한 상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를 중심으로 정부부처와 기업, 시민단체,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사회적 논의기구가 11월 중 출범, 통신비 인하 정책 논의를 시작할 예정이다. 사진은 지난 12일 국정감사에서 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단상 바로 앞)을 비롯한 과기정통부 관계자들이 선서를 하는 모습. <사진=정광연 기자> |
이통사 역시 대체적으로 긍정적인 입장이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국감에서 직접 도입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다만 완전자급제가 도입될 경우 현재 단말기 판매의 대부분을 담당하고 있는 중소판매점들의 생존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과기정통부 역시 이런 이유로 논의기구에서 면밀히 검토해야 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보편요금제는 입장이 엇갈린다.
이통사들은 정부가 사실상 통신요금 설정에 개입하는 정책이라는 점에서 강력한 반대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각사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이례적으로 부정적인 입장을 표할만큼 단호하다. 도입 시 연간 영업이익 감소액만 2조원에 달하는만큼 수익 악화와 투자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반면 시민단체들은 통신비 인하를 위해서는 보편요금제 도입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추혜선 정의당 의원 등 일부 야권에서 시민단체들과 같은 논조를 내세우고 있지만 주요 정당에서는 보편요금제 도입에 대해서는 유보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관건은 사회적 논의기구의 중립성이다.
이통3사 등 관련 기업들이 참여하지만 앞선 가계통신비 인하 정책 수립 과정에서 기업들의 입장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사회적 논의기구가 법적 강제성을 가진 기구는 아니지만 정부 주요부처가 모두 참여하기 때문에 후속 통신비 인하 정책 수립의 기준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추가적인 통신비 인하 정책이 강제된다면 이통 시장 전체가 위축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하다”며 “기업이 스스로 추가 방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시장 경쟁에 맡기는 태도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정광연 기자(peterbreak22@newspim.com)